지난해 트럭 파업 이후 최악
투자·소비 심리 동반 위축
연금개혁 난항에 비관론 확산
[ 설지연 기자 ] 브라질 경제가 또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투자와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통계청(IBGE)에 따르면 3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3% 감소하며 6개월 만에 최악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1% 감소 폭을 나타냈다. 올해 1분기 산업생산 증가율도 전분기 대비 -0.7%로 집계됐다.
브라질 경제 전문가들은 3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5~6월 전국 트럭운전사 파업으로 물류대란이 일어난 이후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IBGE는 3월 산업생산이 급락한 요인으로 소비재 생산량 감소를 들었다. 아르헨티나 등에서 브라질산 자동차 수입을 줄인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아드리아나 두피타 블룸버그 중남미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헤알화 약세와 사상 최저금리 속에서도 산업 부문의 약세가 장기화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경제 체력이 약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개혁이 난항을 겪는 것도 비관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연금개혁안은 지난달 말 하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했지만 하원과 상원 전체회의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브라질 연방정부가 재정난을 겪으면서 올 하반기 부분적인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도 당초 2%대 중반에서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브라질 경제 성장률을 2.1%로 제시했다. 컨설팅 회사들은 올해 성장률을 1.3~1.5%로 더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씨티은행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1.4%로 낮췄다.
브라질 대형 은행들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데스코, 이타우우니방코, 파토르 등은 1분기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0.2~-0.1%로 예상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지난 3개월 동안 7% 이상 급락했다. 브라질 경제는 2015~2016년 -3%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침체 국면에 빠졌다가 2017년과 지난해 각각 1.1% 성장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