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신약으로 특발성 폐섬유화증·천식 치료할 것"

입력 2019-05-06 16:59
김순하 미토이뮨테라퓨틱스 대표

활성산소 제거하는 저분자물질
'MIT-001'로 치료제 개발 중
지난달 120억 투자 유치


[ 임유 기자 ] “미토콘드리아를 타깃으로 삼는 바이오 기업은 전 세계에 10곳 남짓에 불과해요. 국내에서는 우리가 개척자죠.”

김순하 미토이뮨테라퓨틱스 대표(사진)는 “미토콘드리아에서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저분자 물질 ‘MIT-001’로 염증성 질환과 미토콘드리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06년 LG화학에서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던 중 우연히 MIT-001을 발견했다. 그는 “1000억원을 들여도 발견하기 힘든 물질”이라고 했다. 그는 이 물질에 대한 논문만 30여 편을 쓰는 등 10년 넘게 연구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회사를 세운 뒤 지난 2월 이 물질에 대한 권리를 LG화학으로부터 인수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체내에서 에너지로 쓰이는 물질인 ATP를 만들어내는 세포의 소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 내에서는 꾸준히 활성산소가 생성되는데 평상시에는 활성산소 농도가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병이 생기면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칼슘이 들어오면서 미토콘드리아가 내부의 활성산소를 잘 없애지 못하게 된다.

김 대표는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활성산소가 급증하면 사이토카인이란 염증 물질이 분비되고 이게 더 심해지면 세포가 괴사하기 시작한다”며 “세포가 괴사하면 세포막이 터지면서 세포 안에서 흘러나온 내용물이 주변 세포를 오염시킨다”고 했다. 이렇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특발성 폐섬유화증, 이식편대숙주병,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이 있다.

MIT-001은 미토콘드리아 안의 활성산소를 줄이고 칼슘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 그는 “사이토카인 염증 연구는 많지만 세포 괴사로 인한 염증을 겨냥하는 것은 우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015년 LG화학이 이 물질을 가지고 완료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은 확인됐다. 김 대표는 “특발성 폐섬유화증, 이식편대숙주병, 중증 천식 등 마땅한 대안이 없는 질환 치료제로 개발할 것”이라며 “희귀의약품 지정 등을 통해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1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