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새 일왕 즉위로 ‘레이와(令和)’시대가 개막하면서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일본 기업들의 미래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시선도 낙관적입니다. 일본 주요 기업들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산케이신문이 ‘레이와(令和)’시대 개막을 맞아 일본 주요 11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앙케이트 조사에서 전체 조사대상의 44%가 ‘레이와 시대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은 7%에 불과했습니다. 긍정 전망이 부정 전망보다 6배 넘게 많은 것입니다.
‘(큰)변화가 없을 것’(31%)이라는 응답까지 합치면 전체 기업의 70%이상이 향후 경제전망을 나쁘지 않게 본 것입니다. 무응답은 18%였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도요타자동차, 소니, 소프트뱅크, 스미토모상사, 미쓰이물산, 고베제강, 가와사키중공업, IHI, NEC, NTT, 이온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참여했습니다.
인구감소 등 일본 사회가 직면한 난제를 어떻게 넘어가야 할지에 대해선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혁신과 구조개혁의 성공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일본 기업이 직면한 과제로는 △생산성 향상 △혁신 △일손 부족 △비즈니스 모델 개혁 △여성과 고령 인력의 활용 등이 꼽혔습니다.
지나간 ‘헤이세이(平成) 시대’에 대해서는 ‘좋았다’는 응답이 39%,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는 응답이 36%였습니다. ‘나빴다’고 과거를 되돌아본 비율은 3%에 불과했습니다. ‘헤이세이 시대’에 대한 무응답은 22%였습니다.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고, 저 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강한 시절에 객관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냈던 것이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현대사회에서 군주정이 여전히 존속하고 있고 ‘연호’를 사용한다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느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전근대적 제도를 활용해 경제 활동주체들에게 새로운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자세를 갖도록 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는 생각입니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일본 기업들이 실제 그들이 그리는 미래에 걸맞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한편으론 미래에 대한 낙관과 자신감이 많이 약해진 것 같은 한국 사회도 다시 한 번 분발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