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더 인기있는 한국 음료
알로에베라킹은 세계1위
박카스, 캄보디아 국민 음료로
[ 안효주 기자 ]
경북 안동에 있는 음료회사 OKF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의 간판 제품은 ‘알로에베라킹’. 알로에베라킹(사진)은 세계 알로에 음료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라면뿐 아니라 한국 기업이 만든 음료들도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해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해태에이치티비(옛 해태음료)의 ‘갈아만든 배’가 대표적이다. 1996년 탄생한 이 제품은 국내에선 존재감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 숙취 해소 음료로 인기를 얻으며 부활했다. 지금도 아마존에서 ‘IdH’를 입력하면 갈아만든 배가 나온다. 외국인들이 한글 ‘배’를 알파벳으로 읽으면서 닉네임이 됐다. 최근 국내 광고도 다시 시작했다.
베트남에서는 웅진식품의 ‘아침햇살’이 한국을 대표하는 마실거리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선 ‘철 지난 히트작’으로 기억되는 이 제품이 2014년 베트남 진출 이후 현지 시장에서 음료 매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모닝 라이스’로 이름을 바꿔 팔면서 아침 대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쌀밥을 먹고, 단맛을 좋아하는 베트남 소비자 취향을 겨냥해 ‘고급 쌀 음료’로 마케팅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반면 옥수수수염차 등 국내에서 꾸준히 잘 팔리는 제품은 현지의 전통 차음료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밀키스는 러시아에서 한때 ‘국민 음료’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 제품과는 다르게 다양한 과일맛을 내놓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없어서 못 팔던 때도 있었다는 게 롯데 관계자들 설명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인기를 얻는 음료로는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와 동아제약 ‘박카스’를 꼽을 수 있다. 중국 관광객들은 한국에 오면 꼭 해야 할 것으로 ‘편의점에 들러 바나나맛 우유 사기’를 꼽는다. 중국 현지에서도 잘 팔린다.
박카스는 캄보디아에서 누구나 찾는 음료가 됐다. 박카스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동아에스티는 캄보디아 마케팅에 힘을 싣기 위해 최근 캄보디아 출신 당구선수 스롱 피아비와 후원 계약을 맺기도 했다. 피아비는 한국인과 국제 결혼한 후 당구를 배워 프로 입문 1년여 만에 각종 국내외 대회를 휩쓸었다. 여자 스리쿠션 부문에서 국내 및 아시아 모두 랭킹 1위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