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시대 뮤직마켓 빅뱅…국내 음원시장 평정하겠다"

입력 2019-05-02 18:10
음원플랫폼 서비스 차별화 나선 조훈 지니뮤직 대표

KT·CJ ENM·LG유플러스 등
3대 주주 협력사 체제 시너지
작년 유료가입자 30% 이상 늘어


[ 유재혁 기자 ] “유료 가입자가 지난해 30% 이상 늘었습니다. KT(지분율 36.0%)와 CJ ENM(15.4%), LG유플러스(12.7%) 등 3대 주요 주주사와 공동 마케팅을 하고 최첨단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덕분입니다.”

국내 2위 음원플랫폼업체인 지니뮤직의 조훈 신임 대표(사진)는 2일 “올해도 3대 주주사의 협력체제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지속해 2022년까지 음원플랫폼 1위로 도약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KT에 입사해 그룹전략담당 상무, KT엠하우스 대표를 지낸 조 대표는 지난 3월 말부터 지니뮤직을 이끌고 있다.

지니뮤직은 지난해 매출 1712억원, 영업이익 68억9000만원을 올려 2017년에 비해 각각 10%, 186% 늘어났다. 앱(응용프로그램)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순방문자는 252만 명으로 597만 명의 카카오 멜론에 이어 음원플랫폼 2위에 랭크됐다. 3위 네이버뮤직(114만 명)과 4위 SKT 플로(99만 명)를 두 배 이상의 격차로 제쳤다.

지니뮤직 이용자가 급증한 이유는 KT와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고객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친 데다, 지난해 10월 새 주주로 참여한 CJ ENM의 음원플랫폼인 엠넷닷컴 구독자 60만 명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CJ ENM이 제작하는 콘텐츠와 관련한 음원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음반을 발매했을 때도 가입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구매자들이 음악을 듣기 위해 갑자기 몰리는 바람에 한 업체 플랫폼에 장애가 발생했거든요. 우리는 미리 서버를 증설해서 이용자들이 그런 불편함을 겪지 않았습니다.”

증권사들에 따르면 국내 음원시장은 지난해 1조6000억~1조7000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9~1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5G(5세대)와 인공지능(AI) 시대에 음악이 핵심 콘텐츠로 인식되면서 SKT 등 대기업들이 음원사업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5G 시대에는 음악시장이 확 바뀔 겁니다. 기술력을 차별화해야 음악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5G 시대에는 LTE 시대보다 20배 많은 대용량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되니까 방탄소년단 공연을 실시간으로, 가상현실(VR)기기로 현장에 있는 것처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5G가 K팝산업을 해외로 더욱 확장시킨다는 얘기죠. 새로운 음악환경에 걸맞게 음악콘텐츠의 비주얼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콘텐츠(CJ ENM), 플랫폼(지니뮤직), 네트워크(KT와 LG유플러스)가 결합한 만큼 주주들과 협력체제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지니뮤직은 KT와 LG유플러스의 AI스피커에 음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세대 커넥티드카의 음악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차 안에서 운전자들의 심리상태에 맞는 곡 등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지니뮤직은 CJ ENM과 아티스트의 파생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작업도 시작했다. 가령 CJ ENM이 키운 아이돌스타 청하가 최근 모바일 생방송 쇼에서 지니뮤직 이용권을 판매해 큰 성과를 거뒀다.

조 대표는 SKT 플로가 시장에 진입했고, 글로벌 1위 음악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가 조만간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에 대한 대비책도 들려줬다.

“플로가 무료 프로모션으로 단기간에 가입자를 크게 늘렸지만 유료 가입자로 얼마나 전환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지니뮤직은 8년간에 걸쳐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 만큼 고객의 로열티가 높습니다. 스포티파이는 광고 기반 무료음악과 개인별 큐레이션 서비스로 성장했지만 국내에 개인별 데이터베이스가 없기 때문에 개인화 큐레이션 서비스를 하기 어렵습니다. 지니뮤직은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로 앞서갈 것입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