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태윤 산업부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4층에 위치한 항공일자리 취업지원센터.
“운항관리사이지만 최근엔 기상기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고 있어요.” 이스타항공에서 운항관리사로 근무중인 심선화 대리는 “최근 미세먼지가 항공기 운항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 자격증을 준비중”이라며 “항공사는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자격수당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항공일자리 취업센터는 이날 항공업에 종사하는 현직 직원과 취업준비생을 연결시켜 멘토링을 할 수있도록 한 자리. 참여한 항공사 직원은 항공정비분야에서 제주항공 박대규 과장·전영하 사원, 조종 분야의 진에어 김태원 차장, 김정연 부기장이 나왔다. 또한, 운항관리사로서 이스타항공의 심선화 대리, 객실승무원인 티웨이항공의 최다해 대리도 참석해 취업준비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강경국 항공일자리 취업지원센터 일자리기획팀장은 “구직자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는 매 분기별로 항공취업 멘토링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여성 조종사의 꿈 가지세요”
김정연 진에어 부기장은 여성 조종사다. 김 부기장은 “영화 ‘청연’을 본 후 조종사를 꿈꾸게 됐다”며 “여성들도 조종사의 꿈을 가져라”고 말했다.그는 “조종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건강한 신체와 함께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승객을 지키겠다는 건강한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울진비행 훈련원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후 입사한 케이스. 김 부기장은 ”요즘 항공조종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미국의 항공비행학교를 많이 찾는데 ‘비인가’비행학교가 많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 하기도 했다. 항공대와 한서대의 항공운항과에 입학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대형항공사(FSC)와 저가항공사(LCC) 취업에 대해선 “우선 조종사에게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할 것과 영어실력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그는 대형항공사는 1000시간의 비행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도 덧붙였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조종사로서 인간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며 “끊임없이 관제사의 지시를 받으면서 교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아무리 AI가 발달해도 조종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계공학도 출신의 심선화 이스타항공 운항관리사는 “비전공자도 운항관리사가 될 수있음을 알리기 위해 이자리에 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친오빠의 영향으로 관제사를 하고 싶었으나 호주 교환학생중 운항관리사의 꿈을 갖게 됐다”고 자신의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그는 미국 FAA(미국항공운항관리사) 시험을 통해 운항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 국토교통부의 항공사 인턴십 제도로 입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전공자로서의 아쉬움 때문에 지금은 항공대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대리는 “운항관리사는 끊임없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려운 직업”이라며 “공부를 싫어하는 사람은 힘든 직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운항관리사는 실무를 중요하게 여기면서 입사후 면장을 취득하는 경우도 많다고 최근 항공사의 근황을 알려줬다.
◆운항관리사 면장 없어도 입사
강연후에는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운항관리사는 업무는 역동적이겠다”는 질문에 심선화 대리는 “운항관리사는 크게 항공기교신과 비행계획을 짜는 라인업무와 사무직인 통제지원업무로 나뉜다”며 “운항관리사 교육과 항공기 도입 등에 대한 행정지원업무가 통제지원업무”라고 소개했다. 심 대리는 현재는 통제지원업무 중 신입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취업 입사에 대한 팁들도 쏟아졌다. “항공사 업무에서 영어가 중요한 이유가 뭔가”라며 구직자가 묻자 김정연 부기장은 “항공에 대한 자료는 거의 대부분이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면접 대비를 위해 ‘항공교육훈련포털’을 적극 활용할 것도 당부했다. “항공교육훈련포털의 표준교재 자료를 충분히 숙지한 후 면접에 임하면 한결 수월해 질 것”이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또한, 자소서는 ‘스토리 텔링’형태로 쓸것도 조언했다.
또 다른 취준생은 “토익 800점에 운항관리사 면장도 있는데 계속 서류전형에서 떨어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소연 하자 심선화 대리는“토익은 요즘 기본이 900점대이기 때문에 좀 더 점수를 높일 필요가 있고, 탈락후 뭔가 새롭게 스펙을 업그레이드 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균학점도 3.5점(4.5만점)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항공일자리센터의 현직자 멘토링 프로그램은 다음달에는 부산(6월3일), 광주(6월5일), 제주(6월11일) 등을 찾아갈 예정이다. (끝) /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