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즉위한 나루히토(?仁) 일왕이 당분간 왕세자 시절 거주하던 동궁어소(東宮御所·도구고쇼)에서 왕궁인 고쿄(皇居)로 ‘출퇴근’을 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퇴위한 부친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이 아직 고쿄 밖으로 이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한동안은 고쿄로 업무를 보기 위해 ‘통근(通勤)’을 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만 85세로 고령인 아키히토 전 일왕이 아직 이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키히토 전 일왕이 머무를 다카나와 왕족저택의 수리가 끝나는 내년 봄께까지는 일왕이 왕궁에 머물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다카나와 왕족저택으로 거처를 옮겼다가, 약 1년 반 뒤에 현재 나루히토 일왕이 살고 있는 동궁어소를 개조해 머무를 계획이다.
한편 나루히토 일왕의 사저 거주기간이 길어지면서 사저 명칭도 왕세자 시절 사용하던 동궁어소에서 아카사카어소(赤坂御所·아카사카고쇼)로 승격됐다. 일왕은 구체적인 정치 행위를 할 수는 없지만 전몰자 추모식이나 의회 개회식에 참석하는 등의 상징적 업무를 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왕이 출퇴근하는 동안에는 아카사카 거처에서 고쿄까지 거리가 교통통제되는 사례가 늘 전망”이라며 “일왕의 경호를 위한 검문소 설치나 파견 경찰 규모도 늘어나 주변지역의 혼잡상황이 늘 수 있다”고 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