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현대차의 새 먹거리 '사륜 구동'…SUV 전성시대 겨냥

입력 2019-05-02 08:00
사륜 구동 시스템 확산
팰리세이드 장착 비율 57% 달해
차량 값 상승 효과
신형 쏘나타, 친환경 SUV 사륜 구동 탑재할 듯




사륜 구동 시스템이 현대자동차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사륜 구동을 장착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다. 평균 판매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더욱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예상보다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팰리세이드는 사륜 구동 판매 비중이 57.0%에 달한다. 넉 달간 팔린 1만9957대 가운데 1만1370여 대에 해당한다.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륜 구동 기능은 네 개의 바퀴에 가장 적절한 토크를 공급해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한국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고 눈과 비가 잦은 곳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험로 등 주파 능력이 훨씬 뛰어나서다.

팰리세이드는 사륜 구동이 별도 옵션(선택 사양)이다. 231만원을 내면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DBC), 험로 주행 모드와 같은 사양이 딸려 온다.

특히 팰리세이드의 경우 사륜 구동뿐 아니라 국산 SUV 최초로 탑재한 험로 주행 모드 등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캠핑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점도 장착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줬다.

이 같은 사륜 구동 시스템 선호 현상은 중형 SUV로 점차 옮겨 붙고 있다. 신형 싼타페는 전체 판매 차량(12만1398대) 중 장착 비중이 약 28.0%(3만3990여 대)로 집계됐다. 구형이 팔릴 당시 1년 동안 14.0%가량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현대차가 관련 부품을 조달하는 현대위아는 최근 동력전환장치(PTU) 생산 능력을 기존 60만 대에서 85만 대로 확충했다. PTU는 전륜구동 차량의 구동력을 뒷바퀴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액슬(동력전달장치) 등과 함께 사륜구동 시스템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사륜 구동 수요가 늘면서 현대차의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차량 판매 가격이 자연스레 오르기 때문이다. 사륜구동은 차량 부품 중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현대차의 경우 사륜 구동 장착 시 차량 값이 기존 대비 약 5.0%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UV 열풍에 전 세계적으로 사륜 구동 시스템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현대차와 현대위아에 장기적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 사륜 구동 시스템인 ‘H-트랙(H-TRAC)’을 확대하고, 신형 쏘나타에도 탑재할 계획이다. 내년 출시 예정인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역시 사륜 구동 기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연구원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에는 사륜 구동이 주력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으로 자리 잡게 돼 그 중요성이 매우 높다”며 “친환경 SUV가 나오는 2020년부터 관련 매출에 대한 성장 스토리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