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세 타고 고공행진
美,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로 가속
[ 이호기 기자 ] 올해 국제 유가가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실물 자산에 연동해 수익을 내는 커머더티형 펀드(순자산 10억원 이상)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4월 29일 기준) 1~3위를 원유펀드가 차지하고 있다.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H)’는 올해 수익률 42.90%를 거두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과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도 각각 41.51%, 35.32%의 수익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커머더티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4.13%)과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6.52%)을 압도하는 성과다.
국제 유가가 올 들어 급등하면서 원유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국제 유가는 올해 3월까지 이미 30% 이상 오른 데 이어 지난달 22일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조치의 한시적 예외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한 차례 더 급등했다. 지난달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종가 기준 배럴당 66.30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배럴당 45.41달러)와 비교하면 46%나 오른 수준이다.
국제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낮추도록 전화했다고 말한 데다 공급 충격도 진정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이란 이슈가 유가 변동성을 키우겠지만 지속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 유가는 단기 변동성 구간을 거친 뒤 하반기에 배럴당 60달러 내외 선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