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 최희남 사장
美 LA 인터뷰
[ 김현석 기자 ]
“올 들어 넉 달간 운용수익률이 7.5%에 달합니다. 앞으로도 대체투자를 계속 늘릴 계획입니다.”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사진)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19’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KIC는 지난해 말 세계 증시 불안 속에 -3.7% 수익률을 냈다. 하지만 올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회복하면서 이를 완전히 메우고 초과 수익을 냈다. 덕분에 올 들어 운용자산이 100억달러(약 11조6700억원)가량 증가해 현재 142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세계 국부펀드 중 13위에 그친다. 특히 12위 이상은 운용자산이 2000억달러를 넘는다. 최 사장은 “국부펀드로서 중장기적으로 제 역할을 하려면 적정 규모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KIC는 블랙스톤 등 대형 외부 운용사(GP)에 위탁할 때 한 번에 2억~3억달러를 맡긴다.
하지만 세계 자금이 몰리는 이들 대형 GP는 통상 7억달러 이상 투자해야 발언권이 큰 이사직을 확보할 수 있다. 운용자산 확대를 위해 최 사장은 국내 중소형 연기금으로부터 자산을 수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 사장은 기술 변화와 인구구조 변화, 인프라 등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혁신 기술을 보유한 벤처, 고령화로 수요가 커지는 헬스케어 및 시니어 하우징, 선진국 등에서 민영화되는 수익률 높은 인프라 자산 등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적으로 신흥국, 자산 종류로는 대체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저금리 시대 고수익을 올릴 자산이 부동산 등 대체자산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 사장은 “현재 해외 주식·채권이 자산의 84%를 차지하고 대체투자가 16%인데, 2~3년 안에 대체투자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베벌리힐스=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