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양적 성장을 지속해온 자산운용시장 규모가 지난해 2000조원을 돌파했다. 제도 변화 전과 비교해 사모펀드, 부동산 등 고위험자산 비중이 높아지고 개인투자자 역시 고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어 자산운용 시장의 위험성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 자산운용시장 전체 수탁고는 총 2010조원으로 집계됐다. 펀드와 일임, 신탁이 각각 551조원, 586조원, 873조원 규모다. 2015년 10월 사모펀드 규제가 완화가 양적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제도 변화 전인 2014년 말과 비교하면 펀드는 46.2%, 일임은 49.5%, 59.9% 증가했다.
이 기간 펀드는 전통자산이 수익률 정체를 겪으면서 사모, 대체투자 중심으로 성장했다. 2014년 대비 증가액인 174조원 중 92%(160조원)이 사모펀드였다. 공모펀드는 증가액은 14조원로 총 증가액의 6.9%에 그쳤다.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비중 역시 2014년 말 4.6:5.4에서 작년 말 6:4로 역전됐다.
운용자산 별 비중 변화를 보면 전체 펀드에서 증권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말 52.9%에서 작년 말 43.8%로 줄었고 MMF(머니마켓펀드) 비중도 21.7%에서 16.3%로 감소했다. 부동산과 특별자산 비중은 모두 2014년 말과 비교해 늘었다. 작년 말 기준 부동산은 전체 비중의 13.7%, 특별자산은 12.9%를 차지하고 있다.
판매채널 별로는 은행 판매비중이 감소하고 증권사 판매가 늘었다. 작년 말 전체 펀드의 판매사별 점유율은 증권사가 71.3%, 은행이 20%를 차지했다. 2014년 말과 비교해 증권사는 4.9%포인트 증가, 은행은 5% 감소한 수치다.
펀드 시장 성장이 사모, 대체투자 펀드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공모, 증권형 중심으로 판매하는 은행 점유율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는 작년 말 전체 판매액 중 증권사 점유율이 81.7%, 은행 점유율이 7.9%로 집계돼 증권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공모펀드는 증권사와 은행 점유율이 각각 51.5%, 42.9%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투자자 유형별로는 2015년 말과 비교해 금융회사 점유율을 늘고 개인 점유율은 감소했다. 작년 말 기준 금융회사 61.2%, 개인 21.3%, 일반법인 17.5% 등이다. 개인의 경우, 사모펀드 투자자 요건 완화에 따라 전체 수탁 규모는 거의 변동이 없는 가운데 사모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 비중은 2014년 말 9.2%에서 작년말 21.1%로 급증했다.
일임의 경우, 투자자 대부분이 기관이었다. 작년 말 기준 투자자 비중은 금융회사 64%, 연기금·공제회 21.6%, 일반법인 10%, 개인 4.5%로 집계됐다. 금융회사, 연기금·공제회는 주로 자산운용사에 위탁하고 일반법인과 개인은 대부분 증권사 랩어카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자산별로는 채권형이 전체의 74.2%를 차지하며 우세했다.
신탁은 은행신탁이 전체 수탁고 증가를 이끌었다. 작년 말 기준 금융회사별 수탁 금액은 은행 435조원, 증권사 209조원, 부동산신탁회사 207조원, 보험사 23조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신탁이 2014년말과 비교해 174조원 증가하며 총 증가액의 53.2%를 차지했다. 증권신탁은 53조원, 보험신탁은 19조원 늘었다.
민봉기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부국장은 "사모펀드, 부동산 등 고위험자산 비중이 높아지고 개인투자자도 고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높이면서 자산운용시장의 위험도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부동산펀드가 2014년 이후 매년 평균 약 26%씩 성장하고 있으며 전통자산의 수익률 정체에 따라 향후에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