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필로폰 1g을 구매해 2회에 걸쳐 투약한 것으로 드러난 귀화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보트 할리·61) 씨를 마약 투약 혐의 내달 1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30일 발표했다. 하 씨는 지난달 중순 자신의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필로폰을 구매한 뒤 같은 날 외국인 지인 A(20) 씨와 함께 투약하고 이후 자택에서 한 차례 더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마약 판매책 단속 도중 하 씨가 한 판매책의 계좌에 70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 8일 서울시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하 씨를 체포했다. 같은 날 하 씨의 자택도 압수수색 해 필로폰 투약에 사용된 주사기도 발견했다. 하 씨는 체포 이후 진행된 소변에 대한 마약 반응 간이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오자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하 씨와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는 A 씨는 방송과는 상관없는 일반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 씨는 경찰에서 "방송을 비롯한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많아서 마약에 손을 댔다"고 진술했다. 그는 체포된 뒤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10일 영장이 기각된 뒤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아왔다.
미국 출신인 하 씨는 1986년부터 국제변호사로 한국에서 활동하며 유창한 부산 사투리와 입담으로 예능 프로그램과 광고 등에서 활약했다. 그는 1997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