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에 따라 사람들의 수준이 달라질까. 한 네티즌의 경험담이 온라인에서 설전을 불러일으켰다.
직장인 A 씨는 분양을 받은 아파트에서 10년째 거주 중이다. 처음에 입주를 시작했을 땐 지역의 유지들이 많이 거주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자들은 다른 비싸고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를 찾아 떠났다. 이 자리를 전세, 월세로 들어온 입주민들이 채우면서 아파트에 변화가 감지됐다는 게 A 씨의 설명이었다.
A 씨는 "주차장에 보이던 슈퍼카들이 줄어들기 시작하던 시점부터 주차장 바닥에 먹던 음료수를 내려놓고 가는 사례가 늘어났고, 음식물 쓰레기를 무단 방치하지 말라는 공지가 올라왔다"며 "자가보다는 전세, 월세로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도 커졌다. 교양없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느낌"이라고 글을 적었다.
A 씨는 새로 들어온 입주민들에 대해 "말해도 대화가 안 될 것 같은 외모"라고 묘사하면서 "옷차림만 봐도 여유 없이 힘들게 사는 느낌이라 요즘엔 '이런 인간들이랑 같은 공간에 엮이는 게 싫어서 비싼 아파트, 좋은 동네 가려는구나'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 집을 아무리 깨끗하게 리모델링하고 대궐 같이 꾸며 놓아도 이웃들 수준이 딸리면 고통받는 것"이라며 "윗집에 월세로 이사 온 아이는 미친 듯이 뛰는데 부모는 그냥 방치한다. 이걸 교육하는 수준이 그 사람의 삶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 씨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경제적인 상황이 언행과 깊은 관계가 있는 건 사실이다", "여유있는 집들은 교육 수준이 높고, 먹고살기 바쁜 집들은 아이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으니 언행 수준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 "예전 기사에서 택배 기사님들도 갑질, 진상이 많고 도난, 분실 많은 곳이 서민 임대아파트라고 꼽은 글을 봤다", "부촌이 한 번 생기면 바뀌지 않고 쭉 부촌인 이유가 이거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돈 많은 사람이 수준이 높고, 돈 없는 사람이 수준이 낮다면 대한항공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대림산업 이해욱, 남양유업 황하나 등의 인물이 왜 나타났겠냐"고 반박하는 글도 있었다. 또 "명품을 둘렀다고 가정교육을 잘 받은 건 아니다", "돈과 학력, 직업은 사람을 포장해줄 뿐, 인간 됨됨이와 인성까지 말해주지 않는다", "재산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들의 교육의 문제"라는 의견도 여럿이었다.
특히 한 네티즌은 "당신이야말로 '못 배운티' 내지 말라"며 "편협한 일반화로 천박하고 무식해 보인다"고 A 씨의 글을 지적했다.
올해 초 종영한 JTBC 'SKY캐슬'에서도 캐슬에 모여사는 주민들의 인맥과 그들이 가진 계급 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때문에 국내에서 손꼽히는 초고가 아파트로 불리는 한남더힐, 갤러리아 포레 등도 입주민 모임 등을 도모하고, 이들의 친목 모임을 주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남구 압구정동 유명 아파트의 경비원 갑질 논란 등 비싼 아파트 거주가 입주민들의 인격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A 씨의 글에서 드러나는 것과 같은 '가난 혐오'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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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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