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칠곡의 한 정신병원에서 조현병 환자가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를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
26일 칠곡경찰서 등에 따르면 환자 A(36)씨가 병원 옥상에서 공사 자재로 쓰이던 둔기를 이용해 B(50)씨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A씨는 이후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알콜중독과 조현병으로 입원한 A씨는 B씨가 평소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둔기를 휘둘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6층짜리 건물인 이 병원은 개방병동이어서 환자가 옥상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등 옥상 출입이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병원 등을 상대로 범행 동기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B씨에 대한 부검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창원에서는 10대 조현병 환자가 아파트 위층에 사는 70대 노인을 흉기로 찔러 사망하게 한 사건이 알려지기도 했다.
10대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위층 할머니와 내 머리가 연결돼 있다"라며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의 피의자 안인득 또한 과거 조현병 판정을 받고 치료 받은 바 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잇따라 조현병 환자 관련 사건이 생기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백 교수는 "우리나라도 해외 선진국들처럼 (환자의 입원을) 가족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가정 법원의 판사 등이 결정하는 ‘사법입원제’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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