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으면 세단, 달릴 땐 SUV…크로스오버 車들의 반전 매력

입력 2019-04-25 17:23
수정 2019-04-25 19:07
자동차 시장 CUV 돌풍

세단과 SUV·쿠페의 장점 결합
완성차·수입차업체들 선점 경쟁


[ 박상용 기자 ] 자동차업계에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바람이 불고 있다. CUV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쿠페 등 기존 차종의 장점을 결합한 차량이다. SUV 구입을 원하지만 세단에 익숙해 선택을 망설이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완성차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CUV를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판매 전쟁을 벌이고 있다.


잇달아 출시되는 CUV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달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신형 크로스컨트리 V60을 출시했다.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실용성 등 장점을 합친 CUV다. SUV처럼 차체가 올라와 있으면서도 후방 차체·트렁크가 왜건형 승용차처럼 길게 늘어졌다. 새로 출시된 V60은 이전 모델보다 전장(4785㎜)은 150㎜, 휠베이스(2875㎜)는 100㎜ 늘었다. 통상 SUV는 도심 주행에서 정숙성과 안락함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크로스컨트리는 확연히 소음이나 진동이 적다는 평가다.


같은달 르노삼성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XM3 인스파이어 쇼카를 한국에서 공개했다. 뒤로 갈수록 아래로 내려가는 쿠페와 SUV를 합친 디자인이다. 르노삼성은 내년 1분기부터 XM3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같은해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색다른 멋을 앞세워 SUV 시장의 틈새를 공략할 것으로 르노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BMW코리아는 X2를 선보였다. 소형 SUV로 분류되지만 지붕이 뒤로 갈수록 아래로 내려가는 쿠페형 디자인이 적용됐다.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회전력) 40.8㎏·m의 성능을 발휘한다. 넓은 전폭(182.4㎝)과 낮은 전고(152.6㎝) 덕분에 날렵한 모습과 함께 고성능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주행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GLC 쿠페 출시를 앞두고 있다. SUV인 GLC를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쿠페 스타일의 디자인이 결합됐다. 전장(470㎝)을 늘리고 전폭(191㎝)을 넓히면서 전고(161㎝)를 낮춰 바닥에 착 달라붙어 달리는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

SUV시장 ‘틈새 공략’

완성차업체들은 차별화된 CUV를 통해 SUV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SUV 수요는 최근 증가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19.3%에 불과하던 SUV 판매 비중은 매년 올라 2015년(34.1%)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6년 33.8%, 2017년 28.8%로 수요가 주춤하다가 지난해 31.2%, 올해 1분기 33.2%로 반등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SUV 수요가 늘면서 소비자의 선호와 취향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승용차·SUV·쿠페의 장점을 한데 모은 CUV는 기존 SUV가 만족시키는 못하는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정통 SUV와 차별화된 차량을 줄줄이 선보이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소형 SUV SP2를 출시할 계획이다. SP2까지 가세하면 기아차의 소형 SUV 모델은 스토닉, 니로, 쏘울을 포함해 4개로 확대된다. 현대자동차도 코나보다 작은 소형 SUV 베뉴를 올 하반기 내놓는다. 현대차의 SUV 라인업은 대형급의 팰리세이드, 중형 싼타페, 준중형 투싼, 소형 코나, 경형 베뉴로 재편된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첫 SUV인 GV80을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