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인수 마무리한 웅진그룹
재무구조 개선 나서
부채 3천억…적자 사업 정리
코웨이·씽크빅 중심 사업구조 재편
[ 황정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 24일 오후 2시15분
코웨이 인수를 마무리한 웅진그룹이 계열사인 웅진플레이도시와 웅진북센 매각을 본격화한다. 코웨이 인수에 1조6800억원을 투입한 웅진그룹은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코웨이와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계열사인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주관사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내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준비 중이다. 다음달 주요 인수후보에게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하고 공식 매각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주)웅진은 2009년 국내 최초의 실내스키장으로 유명했던 타이거월드를 인수해 웅진플레이도시로 이름을 바꿨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있는 웅진플레이도시는 연면적 9만4000㎡에 실내스키장, 워터파크, 스파, 골프연습장 등을 갖추고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IC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웅진은 웅진플레이도시 지분 80.26%를 보유하고 있다.
웅진플레이도시는 매년 약 250억~300억원의 매출에 10억~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부채가 3000억원에 달해 70억~80억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매각은 부동산을 포함한 영업권 양수·양도 거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부동산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가 인수후보로 꼽힌다. 거래 대금은 2500억~3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계열사와 특수관계인들도 웅진플레이도시에 빌려준 16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웅진은 또 다른 계열사인 출판·물류업체 웅진북센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DB금융투자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북센은 지난해 매출 1526억원에 영업이익 50억원을 낸 알짜 계열사다. (주)웅진이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금액은 1000억~1500억원으로 거론된다. (주)웅진은 매각 대금을 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2000억원을 상환하는 데 활용할 전망이다.
이번 계열사 매각으로 웅진그룹의 재무구조는 다소나마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들어 (주)웅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이 지난달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를 인수하면서 과도한 차입금을 일으켰다는 이유에서다. 웅진씽크빅은 한국투자증권에서 1조1000억원을 빌렸고,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작년 말까지 매각 선상에 올려뒀던 태양광 잉곳·웨이퍼 제조업체 웅진에너지가 사실상 도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은 웅진그룹으로선 뼈아픈 일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웅진그룹의 과제는 재무구조를 안정시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