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아파트 주방에 등장한 '가로본능'

입력 2019-04-23 07:30
수정 2019-04-23 07:43
실거주 늘어나면서 살림살이 늘어
주방 창 가로로 늘리고 수납공간 가로 확장형
수입산 고급 옵션형도 '눈길'



아파트가 달라지고 있다. 아파트는 예전에 재테크와 거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부동산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실거주 중심으로 변하면서 아파트는 '사는(buying) 공간'에서 '사는(living) 공간'이 되고 있다.

동시에 내부 설계도 변하고 있다. '방' 대신 '수납공간'을 늘리고 있다. 가족 수는 줄었지만, 거주 기간이 길어지면서 살림살이가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알파룸으로 불리는 작은 방이 수납기능에 그치고 있는 점도 수납이 늘어나는 이유가 됐다. 대표적인 공간이 '주방'이다. 기본적인 식기와 조리 용품들이 많은데다 최근에는 소형 가전용품까지 늘고 있다.

한화건설이 지난 19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수지 동천 꿈에그린'은 주방을 기본형과 옵션형 등 두 가지로 꾸몄다. 알파룸이 들어간 기본형의 주방 유닛을 별도로 전시했다. 옵션형은 전용 84㎡A형의 유닛에 있다.

옵션형 주방은 가로로 넓게 꾸며졌다. 후면의 알파룸을 터서 가로로 확대한 주방형이다. 창도 가로로 내고 위에는 수납장을 짰다. 식료품 저장공간인 팬트리과 폭이 넓은 아일랜드 식탁으로 수납공간을 넣었다. 수입산 주방가구와 벽체, 컬러유리를, 수전, 후드 등이 모두 포함됐다. 이렇게 구성된 옵션의 가격(냉장고 제외)은 1097만~1478만원에 달한다. 실수요자들이 분양받는 점을 감안해 고급 옵션을 넣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349-10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수지 동천 꿈에그린은 아파트(293가구)와 오피스텔(207실)로 구성됐다. 아파트의 경우 2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4일 1순위 해당지역, 25일 1순위 기타지역의 청약을 받는다. 수지구는 지난해 말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다. 입주는 2022년 상반기 예정이다.

대림산업 또한 새로운 주거 플랫폼인 'C2 하우스(HOUSE)'에서 넓은 공간감을 주는 주방을 내놨다. 주방은 대형 와이드창으로 채광과 실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가로로 긴 와이드 창은 흔히 봐왔던 세로창이 주는 답답함에서 벗어났다.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고 환기와 통풍에도 최적화돼 있다. 기존의 창문으로 사용되었던 공간도 수납공간으로 채워져 기능적인 부분까지 충족시켰다는 설명이다.

대림산업은 가로로 넓어진 주방을 경기 하남시 감일동 공공주택지구 B9블록에 짓는 '감일 에코앤 e편한세상'에 선보일 예정이다. 아파트는 지상 최고 29층, 6개동으로 구성된 866가구다. 전용면적별로는 △77㎡A 169가구 △77㎡B 163가구 △84㎡A 531가구 △84㎡B 3가구 등이다.

계룡건설이 분양중인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도 옵션으로 넓은 주방을 뒀다.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10~25층, 8개동의 전용 105~130㎡의 494가구 규모다. 전용 111㎡의 경우 외국산 가구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주방가구 기본형에 수전과 주방상판 및 벽체 등이 모두 포함됐다. 옵션 비용은 2062만원이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4년인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는 23일 특별공급 청약을 받는다. 오는 24일에는 1순위 청약을 접수한다. 청약 물량의 50%는 서울 1년 이상 거주자에게 우선 배정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