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 창립 120주년 ...나눔과 봉사, 섬김과 배려의 정신

입력 2019-04-22 07:32
계명대, 국외봉사활동, (사)1%사랑나누기 등을 통해 나눔과 봉사 몸소 실천
봉사정신을 소중한 정신적 자산으로 여겨 나누는 삶의 가치를 교육의 최고

목표로




올해로 120주년을 맞는 계명대학교의 창립에는 많은 선교사와 독지가의 도움이 출발점이 됐다. 성장 과정에서도 독지가들의 소중한 지원이 이어졌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로 꼽히는 성서캠퍼스에는 이들의 뜻이 담겨있다. 학생과 교직원들이 봉사와 섬김의 정신을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배경이다.

계명대는 미국 북장로교회 선교부와 미국의 많은 독지가들의 지원을 받았다. 선교사들은 계명대의 설립과 발전을 위해 수십 년간 희생적인 노력을 쏟았다. 독지가들도 이역만리 멀리 떨어져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 나라의 대학에 거금을 쾌척했다. 국내에서도 대학이 발전하는 과정에는 학교를 위해 헌신적인 참여를 한 독지가와 동문, 교직원들의 지원이 이어졌다.

계명대 건물에는 모두 특별한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아담스채플, 바우어관, 의양관, 백은관, 영암관, 명교생활관 등 계명대가 오늘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도와준 분들을 기리기 위해 성이나 아호를 붙여 기리는 것이다.

대명캠퍼스와 성서캠퍼스에는 쉐턱관이 있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창립 초기 쉐턱 부부(Sidney and Ruth Shattuck)는 아무 조건 없이 1962년 10만 달러를 기부하고 1965년 가정보육관 건축비 전액과 1975년 5만 달러 등 많은 기부를 했다.

시드니 쉐턱은 세계적인 종이회사 킴벌리클락 설립자의 프랭클린 쉐턱(Franklyn Shattuck)의 장남으로 평생 봉사활동을 펼치며 살았다. 계명대 설립자이자 2대 학장을 역임한 안두화(Edward N. Adams)와 미국에서부터 친분이 있던 사이였다. 안두화 학장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요청했지만, 단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먼 이국땅에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정재호, 박명교 부부 또한 학교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정재호 박사(1913-2005)는 서문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해 삼호그룹을 창설했다. 평소 신태식 계명대 3대 학장과의 친분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계명대를 지원했다. 1992년 부산에 있는 부동산을 기증해 성서캠퍼스 이전에 큰 힘이 됐다.

부인 박명교 여사(1918-2012)는 1967년 모든 교수연구실에 석유난로를 배치해 겨울에도 학문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었다. 이런 뜻을 기리기 위해 성서캠퍼스 경영대학은 정재호 박사의 아호를 따 의양관으로, 기숙사는 박명교 여사의 이름을 따 명교생활관으로 이름을 지었다.

이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계명대가 오늘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헌신적인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계명대의 성장과정은 나눔과 봉사 정신, 섬김과 배려 정신을 활발하게 실천하게 된 바탕이 됐다.

계명대는 매년 여름 및 겨울 방학에 국외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2년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하고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국 임업과학원과 함께 숲 가꾸기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지난 16년간 네팔,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몽골,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등 아시아권을 비롯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와 중남미 콜롬비아까지 17개국에 96회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파견인원만은 3400명이 넘고 지원 금액은 7억 원에 달한다.




교직원들의 참여는 이미 대학의 전통이 됐다. 교직원 900여 명은 2004년 자발적으로‘계명1%사랑나누기’를 조직했다. 월급의 1%를 떼어 연간 4억 원 가량을 모은다.

기금은 장학금과 저소득층 지원, 국외봉사활동, 불우이웃 김장 및 연탄나누기, 난치병 학생 돕기 등으로 사용된다. 2010년 연평도 포격 피해자를 위해 1000만 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5000만 원, 2013년 포항 산불피해주민돕기 2000만 원, 필리핀 태풍 피해 주민돕기 2천만 원, 2014년 세월호 피해지원 5000만 원, 2015년 네팔 지진 성금, DMZ목함지뢰 피해 장병 성금, 미얀마 폐광석 피해민 돕기(구호) 성금 2000만 원, 2017년 콜롬비아 수해복구 성금 500만 원 등 국내외 어디든 재난 등 어려움을 겪는 현장에 소중하게 사용되고 있다.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15년 3월 총장 직속기구로‘계명카리타스봉사센터’를 설립했다. 카리타스(Caritas)는 사랑, 애덕, 자선의 뜻이 있다. 그리스어 아가페(agap?)의 라틴어 번역어이다. 영어로는 체리티(charity)다. 본래 카리타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계시된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 및 그에 응답해서 인간과 신과 이웃에 보이는 사랑을 뜻하는 말이다. 이러한 의미가 확대돼 가난하고 고통 받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구호활동을 하는 기구나 자선단체의 명칭으로 사용된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계명대가 추구하는 봉사정신은 지구촌 공동체의 어려움에 늘 관심을 갖고 작은 정성을 보태는 마음가짐”이라며“어려운 과정을 거쳐 창립된 대학 의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섬김과 봉사의 가치를 한 결 같이 실천 하겠다.”고 말했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