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생일' 100만 돌파…"세월호 추모 강요 말라" 어느 학부모의 편지 눈길

입력 2019-04-21 13:41
수정 2019-04-21 21:41
영화 '생일'(이종언 감독)이 개봉 18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생일'은 지난 20일 하루에 7만457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다. 누적관객수는 100만3305명으로, 개봉 1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생일'은 세월호 유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는 이 영화는 설경구, 전도연 두 배우의 열연과 따뜻한 내용으로 호평 받고 있다.

안타까운 세월호 참사 5주년을 맞아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이어졌졌으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의 한 학부모가 "내 자식은 추모행사에서 빼 달라"는 내용이 담긴 손편지를 담임 선생님에게 보낸 사연이 공개되며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A의 엄마라고 밝힌 학부모는 편지를 통해 "학교에서 세월호 관련된 어떤 것들을 한다고 들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육기관에서 왜 세월호 행사를 아이들에게 하도록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는 해상사고였을 뿐이고 안타까운 사고였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국민들에게 슬픔과 추모를 강요하고 정치인들이 공격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건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교육과 재발 방지 대책이지 학생의 죽음을 추모하는 행위(노란 리본, 그림 그리기 등)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 교육감과 장관이 아시겠지만 진보 성향의 좌파 분들이라 이런 행사를 좋아하고 학교에 권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바라기는 학교 차원에서 이미 계획된 것이라면 취소되었으면 좋겠지만 안된다면 저희 A라도 이런 것들에 동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전교육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 학부모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치 있는 추모가 있다면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당한 분들 천암함, 연평해전, 6.25 등과 소방대원, 훌륭한 지도자들이 아닐까?"라며 "정부와 교육당국이 세월호 해상사고를 자꾸 정치적 차원에서 이용하고 마치 기념일처럼 슬픔을 강요하는 것을 중단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편지를 드리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편지가 웹상에 공개되자 많은 네티즌들이 학부모의 의견에 일부 동감하면서도 세월호 참사를 함께 추모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의견의 온도차를 보였다.

한편 영화 '생일'에 대해서는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영화. 전도연 설경구 두 배우라서 가능한 연기인듯 하다. 가족들이랑 꼭 같이 보길", "어느새 잊고 살고 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가족들과 함께 봐야할 영화", "장면 하나하나 소홀한 곳이 없이 감독님의 섬세함이 느껴진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