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생법 시행령 입법예고
공급원가 10% 상승 등 기준 마련
협동조합 통해 조정 신청 허용
[ 서기열 기자 ] 원재료비가 3% 이상 오르는 등 공급원가가 큰 폭으로 변동할 경우 협동조합이 개별기업의 신청을 받아 위탁기업에 ‘납품대금조정협의’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의견접수 등을 거쳐 오는 7월16일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공급원가가 크게 뛰어도 협상력이 약한 개별기업이 위탁기업에 납품대금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하기 어려운 현실을 개선한 것이다. 다만 남발을 막기 위해 협동조합이 대표로 납품대금조정협의를 신청할 수 있는 공급원가 변동 기준을 이번 시행령에 마련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특정 원재료비가 계약금액의 10% 이상 차지하고 가격이 10% 이상 변동된 경우 △원재료비가 잔여 납품대금의 3% 이상 변동된 경우 △노무비가 잔여 납품대금의 3% 이상 변동된 경우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가능하다. 또 노무비가 계약금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최근 3년간 평균 최저임금 상승률 이상으로 최저임금이 올랐을 때도 협동조합이 대신해 납품대금조정협의를 신청할 수 있다.
협동조합이 납품대금조정협의를 신청할 수 있는 위탁기업 규모도 ‘중기업’(매출 3000억원 이상) 이상으로 확대했다. 협의를 신청할 때 개별기업이 노출돼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협의신청 서류에서 신청기업 목록을 삭제하기로 했다.납품대금조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조건도 명시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위탁기업 또는 수탁기업(협동조합)이 협의중단 의사를 밝힌 경우 △상호간 제시한 조정금액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날 경우 △합의 지연 시 위탁기업 또는 수탁기업에 중대한 손해가 예상될 경우 등이다. 개정법률에 따라 약정서를 발급하지 않으면 정부는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수탁기업이 투입한 원가와 매출, 경영전략, 다른 기업과의 거래조건 등을 위탁기업이 정당한 사유 없이 수탁기업에 요구할 수 없는 ‘경영상의 정보’를 포함했다.
중기부는 이번 개정안과 별도로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 신청서 양식, 협의 개시, 진행 세부 절차 등을 반영한 ‘수탁·위탁거래 공정화지침’ 개정안도 이른 시일 안에 행정예고할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