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대리점 수수료가 고공행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10개 손보사의 대리점 수수료는 2조1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현대해상이 4460억원으로 가장 많은 대리점 수수료를 지출했다. 이어 삼성화재 3767억원, DB손해보험 3718억원, KB손해보험 2626억원, 메리츠화재 1680억원, NH농협화재 1268억원 순이었다.
전년 대비 증감은 MG손해보험을 제외한 모든 보험사의 대리점 수수료가 늘었다. 메리츠화재가 67.0%로 제일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롯데손해보험 45.6%, 한화손해보험 18.8%, 흥국화재 15.0%, NH농협화재 13.6%, DB손보 9.8% 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결과는 독립법인대리점(GA)을 통한 보험 판매가 늘면서 대리점 수수료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GA는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팔 수 있는 일종의 보험백화점으로 각 사가 GA에 제공하는 현물, 현금, 수수료 등에 따라 보험 판매실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손보사의 원수보험료(퇴직연금 특별계정 포함) 86조7483억원 가운데 대리점 판매 비중은 44.2%를 차지했다.
MG손보가 68.8%로 대리점 판매 비중이 가장 높았고 메리츠화재 58.1%, 현대해상 55.3%, KB손보 53.9%, 흥국화재 51.6% 등 일부 손보사의 대리점 의존도가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손보업계에서 메리츠화재의 대리점 수수료 증가폭과 판매 비중 증가가 두드러졌다. 메리츠화재는 2017년부터 장기 인보험에 집중해 왔다. 이를 위해 보험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높여 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 상품을 적극 판매하도록 장려했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메리츠화재의 장기 보장성 인보험시장 점유율은 2017년 14.9%에서 지난해 19.1%로 크게 성장했다. 인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1226억원으로 삼성화재(1348억원)를 바짝 뒤쫓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채널인 설계사를 통한 보험 판매가 줄면서 GA를 포함한 대리점 판매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GA는 판매 수수료를 더 주는 보험을 우선 판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보험사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리점 수수료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