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귀환' 타이거우즈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입력 2019-04-15 07:19

'황제의 귀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3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하면서 11년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따. 마스터스 정상은 2005년 이후 14년 만이다.

우즈가 2008년 US오픈에서 우승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그가 다음 메이저 우승을 2019년이 돼서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이날 우즈는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떠올리니 감정이 몰려왔다"며 울컥하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황제의 귀환은 쉽지 않았다. 우즈는 US오픈에서 우승한 이후인 2009년부터가 악몽이 시작됐다. '섹스 스캔들'이 터지면서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스웨덴 출신 모델 엘린 노르데그렌과 2004년 결혼해 딸과 아들을 하나씩 둔 우즈는 불륜 관계를 맺었던 여성들이 줄지어 언론에 등장하면서 순식간에 변태 성욕자로 추락했다. 결국 2010년 노르데그렌과 이혼했다. 우즈는 그해 마스터스를 통해 필드에 복귀해 공동 4위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엔 부상이 우즈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우즈는 2014년 초 허리 수술로 인해 그해 마스터스에 불참했다. 허리 수술은 2015년과 2016년, 2017년 등 총 4차례나 받았다. 우즈는 2015년 마스터스 공동 17위 이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에 모두 컷 탈락한 뒤 부상으로 인해 사실상 선수로서 활동을 중단했다.

2016년과 2017년은 우즈에게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간이다. 2017년 5월엔 자신의 차 운전석에서 잠들어 있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당시 우즈는 음주운전 혐의는 벗었지만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우즈는 "허리 부상과 불면증 등의 치료를 위한 처방 약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벌금 250달러와 1년 간 보호 관찰, 사회봉사 50시간의 처벌을 받았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마스터스 정상에 오른 우즈는 "최근 몇 년 간 마스터스에도 나오지 못할 정도였는데 1997년 첫 우승 이후 22년이 지난 올해 다시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PGA 투어 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2013년 8월 이후 5년 만에 우승 타이틀을 차지한 우즈는 브리티시오픈 등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하며 재기 가능성을 드러냈다. 우즈는 이번 대회 개막 이전에 미국골프기자협회(GWAA)가 주는 '벤 호건 어워드'를 받았다. 이는 남녀 골프 선수 가운데 가장 인상적으로 재기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올해 1월 수상자로 선정된 우즈는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시상식장에서 "부상 때문에 정말 골프를 그만둬야겠다고도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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