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채권형펀드로 덩치 불려
올해는 주식 등 상품 다양화
[ 강영연 기자 ] 교보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헤지펀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헤지펀드 수탁액은 교보가 선두지만 증권사 자산 규모로 앞서는 신한금투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채권형 펀드로 덩치를 불려온 두 회사는 올해부터 상품을 다양화하겠다는 같은 목표를 세웠다.
시장에 먼저 진입한 곳은 교보증권이었다. 교보증권은 2016년 말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설립하고 다음해 2월 첫 상품을 선보였다. 이후 예금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내는 채권형 상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몸집을 불려갔다. 2017년 4월 1조원을 넘어선 수탁액은 이달 들어 4조4400억원(4월 11일 기준)으로 늘어났다. 헤지펀드 시장에서 운용 규모 1위다.
신한금투는 2017년 9월 헤지펀드운용본부를 꾸리고 12월 첫 상품을 출시했다. 교보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신한금융그룹의 시너지를 활용해 빠르게 성장했다. 상품 출시 6개월 만에 1조원 넘는 수탁액을 모은 데 이어 지난 4일 3조원을 넘었다. 신한금투 헤지펀드운용본부가 운용하는 총 83개의 연환산 목표수익률은 2.5~3.0%다. 증권사 1년 만기 발행어음(연 2.5%)이나 은행 1년 정기예금(연 1.45~2.40%)보다 수익률이 높다.
두 회사 모두 채권형이 대부분으로 상품이 다양하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두 회사 헤지펀드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99% 이상이 채권형일 정도다. 올해부터는 이를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달 들어 순자산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헤지펀드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교보는 2017년과 지난해 하나씩의 주식형 펀드를 출시해 운용성과(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프랑스, 홍콩 등 부동산 관련 대체투자 펀드도 준비 중이다. 다음달 안에 대체투자 등을 담당할 직원 4명을 뽑을 계획이다. 김창현 사모펀드운용부장은 “올해부터는 채권과 함께 환율, 주식, 파생상품을 담는 채권혼합형 상품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투는 올 들어 주식, 대체투자, 채권 전문가 등 5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상반기 안에 부동산 관련 대체투자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문영 신한금투 헤지펀드운용본부장은 “올해부터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전환 권리가 있는 메자닌과 프리IPO(기업공개), 멀티 전략을 사용하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