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키우는 테크핀 업체
카카오, 증권사 인수해 시너지
페이코, 타깃 마케팅에 공들여
[ 임현우 기자 ]
“아직도 ‘간편송금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소개되면 솔직히 좀 아쉬워요.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이젠 금융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원스톱 앱’으로 확실히 인정받는 게 목표입니다.”
토스 창업자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최근 기자들에게 건넨 말이다. 2015년 간편송금으로 출발한 토스는 계좌·신용정보 조회, 펀드·대출상품 판매, 해외주식 투자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지난해 보험 판매회사(독립보험대리점·GA)를 세운 데 이어 인터넷전문은행(토스뱅크)과 증권사(토스증권)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토스의 사례처럼 테크핀(기술금융) 업체들의 영역 확장에는 거침이 없다. 탄탄하게 쌓은 가입자 기반을 발판 삼아 사업 다각화와 수익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카카오페이는 작년 10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금융당국 심사를 받고 있다. 바로투자증권은 자기자본 500억원대의 작은 증권사지만 증권업계는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해 재테크 상품을 팔면 ‘손님몰이’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작년 11월 카카오톡으로 P2P 대출상품 판매에 나서 두 달여 만에 25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에서는 금융 서비스를 지점 창구에서 가입한다는 인식이 완전히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샐러드, 안다, 핀크 등은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로 주목받고 있다. 회원들에게 공인인증서로 위임을 받아 국내 모든 금융사에서 자산·소비현황을 긁어온 뒤 소비자에게 유리한 카드, 대출, 보험 등의 상품을 추천해 준다. 설계사들은 소속 업체 상품을 집중적으로 권할 수밖에 없지만 이들은 중립적으로 추천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신용등급 올리기’ 같은 이색 서비스도 인기다. 뱅크샐러드는 회원 수 300만 명을 넘겼고, 벤처캐피털(VC)에서 200억원가량의 투자도 유치했다.
게임업체 NHN에 뿌리를 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는 ‘마케팅 플랫폼’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회원들의 소비성향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뒤 할인 쿠폰이나 특가 상품을 제시해 가맹점 매출을 늘려 주고 수수료를 얻는 방식이다. NHN 고위 관계자는 “결제·송금 기능은 수수료 부담이 너무 커서 손익을 맞추기 힘든 구조”라며 “IT업체로서 빅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지닌 만큼 타깃 마케팅을 궁극적인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