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일 기자 ]
아프리카 수단에서 지난 30년간 이어진 독재정치가 막을 내렸지만 군부 통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수천 명에 달하는 수단 국민은 전날인 11일 밤부터 수도 하르툼에서 군부 통치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 밤새 이어진 시위에서 시민들은 “군부도 결국 퇴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11일 아와드 이븐 아우프 수단 국방부 장관은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을 구금하고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사실을 발표했다. 이날 대통령 직무대행에 취임한 아우프 장관은 2년 뒤 제대로 된 선거를 치르겠다며 그때까지 군부 통치를 지속할 계획을 밝혔다.
시민들은 문민정부가 들어서야 한다며 반발했다. 그동안 알바시르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를 주도해온 단체들은 “(군부 정권이 들어서면) 탄압이 계속될 것”이라며 시위를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야당인 수단의회당에서도 “이 같은 반쪽짜리 승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민 행동을 촉구했다.
국제사회도 수단 군부 정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성명을 통해 조속히 수단 시민들에 대한 완전한 권력 이양이 진행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과 EU는 수단 사태 해결을 위한 비공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