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 황하나, 검찰 송치 "깊이 반성"…박유천 질문에는 묵묵무답

입력 2019-04-12 11:41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12일 검찰에 송치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하나를 이날 오전 10시께 수원지검으로 구속 송치했다.

황하나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한 연예인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있다.

황하나는 서울 자택 등에서 2015년 5∼6월과 9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와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로 지난 4일 체포됐다.

체포 당시에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분당서울대 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다가 환자복 차림으로 수갑을 찼다.

이후 조사에서 올해 2∼3월에도 필로폰을 투약한 정황이 드러났고, 황하나는 평소 알고 지내던 연예인 A 씨와 함께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전 연인 박유천은 "황하나가 나를 지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마약을 손 댄 일이 전혀 없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유천은 "수면제는 복용했지만 마약은 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면서 "황하나가 나를 협박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경찰은 내주 일정을 조율해 박유천의 입장을 들을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SNS 상에서는 신원불명의 인물이 "박유천에게 복수하겠다"는 메시지를 누군가에게 보낸 캡처사진이 확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사진을 공개한 이는 "황하나가 의도적으로 박유천을 마약 사건에 끌어들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다.

한편 '재벌가 봐주기 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은 2015년 황하나 마약 투약 혐의를 담당한 경찰관 2명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들은 2015년 서울 종로경찰서 근무 당시 황씨를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해 조사한 담당 경찰관이다.

당시 종로서는 황씨와 조씨 등 8명에 대한 마약 판매 및 투약과 관련된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벌였지만 조씨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황씨와 나머지 7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뒤늦게 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경찰관들은 "민주노총 집회가 많아서 바빠서 그랬다"는 해명을 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시 황하나가 조씨와 같이 마약을 투약한 증거가 명확히 있고 앞서 2009년 마약관련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음에도 경찰이 입건 후 단 한차례 조사없이 불기소 처분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면서 "단순히 경찰의 부실수사를 넘어 검찰이 수사를 종결하는 전 영역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꼼꼼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황하나가 구속되고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 속에서도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의 인기는 여전하다. 마약 혐의 발표 후에도 황하나 인스타그램에서는 김치를 활발히 판매중이다. #마약김치라는 태그를 넣은 사실이 논란이 되자 이는 삭제한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