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위하여

입력 2019-04-11 18:14
수정 2019-04-19 13:51
이상직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acelee@sbc.or.kr >


그린피스는 ‘오일 스톱 고 그린(OIL STOP GO GREEN)’이라는 탈경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미세먼지 주범인 경유차를 없애기 위해 모든 버스를 전기차로 교체하는 서명운동이다. 그린피스 분석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도시 중 대기 질이 가장 나쁜 100대 도시에 국내 44개 도시가 포함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미세먼지 국민인식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에 따른 손실은 하루 1586억원에 달했다.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약 4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1952년 런던 스모그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정부와 국회는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나섰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고,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관리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등 8개 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미세먼지 추경 조기 집행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만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고 맞춤형 대책을 수립하는 현장감과 속도감은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 비중을 국내 52%, 중국 34%, 북한 9%, 기타 5%로 분석했다. 산업별로는 석탄화력발전, 매연자동차, 산업가정용 보일러, 타이어 마모 등이 주요인이다. 국내에서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얘기다. 석탄화력발전을 신재생에너지로 시급히 전환하는 숙제가 그 첫 번째다.

국내 미세먼지는 안성, 전주 등 지방도시에서 최악 수준이다. 기업 설비장치가 노후화되고 플라스틱 폐비닐 등을 연료로 사용하다 빚어진 일이다. 관리감독 행정의 사각지대도 영향을 미쳤다. 친환경 스마트 설비 투자를 유도하고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없애는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국내 자동차 보유 대수는 약 2300만 대, 버스는 7만 대 정도다. 유류비와 전기료 변동이 없다는 전제하에 2300만 대를 전기차로 바꾸면 1000조원 이상의 경제적 이득이 생겨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충전기, 전기상용차 등의 리스·할부금융 등 신산업 분야가 급성장하며 혁신기업이 늘어나고 많은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다. 미세먼지 추경은 이런 신산업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필자는 최근 알리바바 티몰과 중소벤처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업무협약을 맺는 자리에서 고비사막에 나무를 심고 드론으로 숲을 가꿔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친환경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작은 노력이지만 이런 정성이 모이면 후손에게 ‘물 맑고 공기 좋은’ 금수강산을 물려줄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