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등 매각 가능성에
금호산업우 상한가·아시아나 13%↑
[ 김기만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계획을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금호그룹주가 11일 일제히 상승했다. 장중에 채권단이 자구안이 미흡하다며 사실상 ‘퇴짜’를 놨는데도 장 마감 때까지 상승세가 유지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500원(13.05%) 오른 4330원에 마감했다. 기관투자가가 23억원어치를 사들여 상승세를 이끌었다.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5.83%)과 금호산업 우선주(29.98%)도 상승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확보를 위한 투자를 줄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있다”며 “자구안이 받아들여지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퍼졌다”고 분석했다.
금호그룹이 자구계획서에서 자회사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를 상환하겠다고 밝히면서 계열사 주가도 급등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과 정보기술(IT) 계열사 아시아나IDT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개인투자자들은 에어부산을 60억원, 아시아나IDT를 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지만 금호그룹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금호그룹이 담보로 제시한 금호고속 지분 평가액이 희망 지원 금액보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상장회사인 금호고속의 자산가치와 향후 3년간 수익가치 등을 평가하면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지분 가치는 2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고속이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기는 하지만 담보로 약속한 지분은 4.8%에 불과하다”며 “금호그룹의 구체적인 자산 처분 방안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계획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