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가계대출 증가 1조원에 그쳐…작년 5분의 1로 '뚝'

입력 2019-04-11 13:02

올해 3월 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해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한 결과다.

11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의 '3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1조원으로 전년 동월(5조원)보다 4조원 줄었다. 올해 2월 증가분과 비교해도 3000억원 축소됐다.

은행권의 정책모기지론 포함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증가해 잔액이 83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증가 규모는 지난해 3월보다 1조4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월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2월 5조4000억원에서 올해 1월 1조1000억원으로 떨어졌다. 2월에 2조5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3월에는 전월보다 4000억원 늘었지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한은의 평가다.

3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조8000억원 늘어 잔액이 6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보다는 4000억원 늘었지만 전년 동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3월 증가분 중 1조9000억원이 전세자금대출이었다. 신규 아파트 입주 관련 집단대출 확대와 전세자금 수요가 이어진 결과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버팀목 전세대출' 취급액 5000억원이 기금이 아닌 은행 재원으로 취급돼 포함됐다"며 "이를 제외하면 3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전년 동월(2조8000억원)보다 감소한 2조3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을 고려하면 전세대출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급격하게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9000가구로 지난해 3월(9000가구)의 두 배에 달했다. 3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도 1만2000건으로 예년 수준을 이어갔다.

3월 은행권의 일반신용대출·신용한도대출·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월 기준으로 2015년 3월(1000억원 감소) 이후 최소치다. 잔액은 21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3월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9000억원 줄었다. 전 업권에서 축소돼 전월(1조2000억원 감소)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1조7000억원 깎였다.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1월 1조7000억원 감소한 데 이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기타대출도 3000억원 축소됐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상호금융조합(1조원 감소)을 비롯해 보험(2000억원 감소), 저축은행(3000억원 감소), 여신전문금융회사(5000억원 감소) 등 전 부문에서 뒷걸음질쳤다.

이에 올해 1∼3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9000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지난해 3월(13조3000억원 증가)보다 증가 규모가 11조5000억원 줄었다.

금융위는 "주택매매거래 감소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 도입 및 시범운영 등의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통상 연초에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작았던 점을 감안해 가계대출 추이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