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분양시장에서 청약자가 한자릿수에 그치는 단지가 속출했다. 소수 계약자의 계약금을 돌려주고 분양을 포기하는 단지가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0% 이상 순위내 청약 미달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40% 이상이 2순위에서도 마감에 실패했다. 9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공급된 민영 아파트 28개 단지 가운데 12개 단지(42.9%)가 2순위에서도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경기와 인천에서 공급된 6개 단지는 모두 마감에 실패했다.
청약자수가 한자릿수에 그친 단지도 속출했다.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광혜원 지안스로가’는 90가구 모집에 단 한명만 청약했다. 전남 장성군 장성읍 ‘대흥 엘리젠’(116가구)엔 3명이 청약통장을 던졌다. 경북 포항시 북구 ‘포항 동부이끌림’(96가구)엔 9명이 신청했다.
수도권에서도 처참한 성적표를 받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인천 서구 불로동 ‘인천 불로 대광로제비앙’은 555가구 모집에 35명 만 청약했다. 경기 평택시 합정동 ‘평택 뉴비전 엘크루’(1391가구)는 청약자가 70명에 불과했다. 의정부시 의정부동 ‘의정부 더 웰가2’도 68명 모집에 31명 청약에 그쳤다.
◆주변 시세보다 싸거나 핵심 역세권 단지는 살아남아
다만 일부 단지들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이어갔다. 핵심 역세권에 자리잡고 있거나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한 대도시내 단지들이다. 대전 유성구 복용동 ‘대전 아이파크시티’ 1단지와 2단지는 1순위에서 각각 56.66대 1과 86.4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 ‘탕정 지웰시티푸르지오 C1’과 C2도 각각 42.76대 1과 35.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인교수는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거나 분양가격이 싼 광역시내 단지가 그나마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공급된 6개 단지도 모두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파크자이’는 43가구 모집에 1578명이 청약해 3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는 12.3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광진구 자양동 ‘호반써밋 자양 주상복합’(10.97대 1), 구로구 구로동 ‘승윤노블리안아파트’(3.24대 1) 등도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없는 단지는 분양에서 참패하고 있다”며 “기존계약자에게 계약금을 돌려주고 분양을 접는 단지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