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인식 기자 ]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높이는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상영·곽상규 교수팀은 고속도로처럼 쭉 뻗은 형태의 이온 통로에서 리튬 이온만 선택적으로 빠르게 이동시키는 개념의 ‘고체 이온전도체’를 개발했다.
리튬 이온전지는 인화성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나 폭발에 취약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전고체전지’와 고체 전해질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액체 전해질에 비해 ‘이온 전도’가 낮은 게 단점이다. 이온 전도는 이온 이동에 따른 전하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온 전도가 높을수록 전지 성능도 좋아진다.
지금까지 개발된 다수의 고체 전해질도 구불구불하고 복잡한 경로를 따라 이온이 이동하기 때문에 이온 전도를 높이기 어려웠고, 전지 성능 향상에도 한계를 보였다. 리튬 이온은 양이온이어서 짝을 이루는 음이온도 함께 움직이는데, 음이온의 불필요한 이동은 전극 표면에 원치 않는 부(副)반응을 일으켜 전지 성능을 낮춘다.
UNIST 교수팀은 유기 분자를 공유결합한 다공성 물질인 ‘공유결합성 유기 골격 구조체(COFs)’를 새로운 이온 전도체로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물질 내부에는 규칙적으로 배열된 통로가 생기는데, 이것을 리튬 이온만 다니도록 설계해 이온 전도 성능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이 교수는 “차세대 전지 상업화에 필요한 ‘고성능 고체 전해질’ 개발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인 리튬금속 전지의 원천 소재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