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홍준연 구의원 제명 재심 기각 "성매매여성 차별, 반성 기미 없다"

입력 2019-04-05 16:08
수정 2019-04-05 16:27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5일 홍준연 대구 중구의원 제기한 제명 처분 재심 요청을 기각했다.

민주당 심판결정문에 따르면 "중앙당윤리심판원은 3월 25일 제출된 홍준연 재심신청의 건을 기각한다"고 의결했다.

이어 "의회 본회의에서 성매매여성들에 대한 성차별적이고 반인권적인 비하와 혐오 발언을 반복함으로써 민주당의 여성.장애인.소수자의 인권보장 강화 강령과 윤리규범을 위반했다"면서 "그런 행위에 대하여 전혀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재심 기각 이유를 밝혔다.

홍준연 구의원은 지난해 12월 20일 열린 구의회 정례회에서 성매매 여성 자활지원 정책과 관련,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젊어서 돈을 안 벌고 쉽게 돈 번 분들이 2000만원을 지원받고 또 성매매를 안 한다는 확신이 없다” “혈세 낭비” 등의 발언을 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대구지역 여성단체들은 일제히 비난했고, 민주당 대구시당 소속 여성 지방의원들도 제명을 요구했다.

앞서 대구시는 중구 성매매 집결지인 '자갈마당'을 폐쇄하면서, 성매매 여성들에게 생계, 주거, 직업훈련비 명목으로 10개월간 1인당 최대 2000만원을 나눠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홍준연 구의원은 "성매매 자활대상자 41명에게 지급되는 시비 8억2000만 원은 피 같은 국민 세금"이라며 반발했다.

홍 구의원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지난 1월 말부터 일부 여성단체들이 "사과하라"는 취지의 행동을 시작했다. 홍준연 구의원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여성의원 일동은 "당 강령과 윤리규범, 품위유지 조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홍준연 중구위원을 제명해 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결국 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달 14일 윤리심판원 회의를 열고, 홍 구의원 제명안을 의결했고, 홍 구의원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무분별한 예산집행과 사후 대책 질의가 제명 사유가 되느냐"고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한 바 있다.

여성단체로부터 '성평등 걸림돌상'을 받기도 한 홍 구의원은 앞서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구의원은 "아직 정치 초년생이고 기초의원 신분이지만 국가를 위해 혈세를 납부하는 국민들이 부당함을 느끼지 않는 법과 원칙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면서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