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4월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잔인한 달이다. 특히 올해는 공무원·공기업·대기업 공채 입사시험이 몰려 최대 35만명이상이 활짝 핀 벚꽃을 뒤로한 채 고사장으로 향할 전망이다. 이번달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에 19만 5000여명, 20개 공공기관에 10만명, 삼성·SK·LG·롯데 등 주요 대기업에 10만명이 ‘좁은 문’을 뚫기 위한 경쟁을 한다. 27일은 경찰공무원 시험을 비롯해 공공기관 10곳과 롯데그룹이 동시에 시험을 치러 위험천만 ‘퀵 수송전쟁’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시험시간과 동일한 바이오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불안감에 밤샘공부를 하는 것은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공무원도 5만여명 몰려
당장 6일 치러지는 국가직 9급 공채시험은 전국 18개 시·도에 338개 시험장이 마련된다. 특히 서울·경기권에는 가장 많은 규모의 119개 시험장이 있다. 필수 3과목(국어,영어,한국사)에 선택 2과목 등 5과목 4지선다형 100문항이다. 주어진 시간은 100분으로 1분에 한문제를 풀어야 한다. 시험당일 오전 7시30분부터 고사장을 개방하나 오전 9시20분까지는 해당 시험실에 입실을 완료해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본인 확인을 위한 응시표와 신분증도 꼭 소지해야 한다. 시험의 정답 가안은 이날 시험이 끝난 오후 2시 사이버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5월7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4987명을 선발하는 9급 공채 지원자 기준 평균 경쟁률은 39.2대1이다.
이달 27일은 올해 1회 경찰공무원시험이 실시된다. 순경·101경비단·전의경 등 1707명을 뽑는 시험에는 5만2244명이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과목은 순경·101경비단의 경우 필기시험 필수 2과목(한국사,영어)과 선택 3과목이고, 전의경은 한국사,영어,형법,형사소송법,경찰학개론 등 5과목이다. 경찰공무원 시험은 9급 공채와 달리 면접시험 전 체력·신체·적성검사를 치른다. 이 때문에 최종합격자는 필기시험 50%, 체력 25%, 면접 25%를 합산해 결정한다. 최종합격자는 7월19일 발표한다.
◆공기업 27곳 2853명 선발 시험
한국전력공사 등 27개 공공기관은 5월초까지 2853명의 신규직원을 뽑는 필기시험을 실시한다. 공공기관들은 2017년 하반기 채용부터 블라인드 방식의 채용 도입으로 서류전형이 간소화 됐다. 올해부터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전체 채용규모의 21%까지 늘었다. 서류전형은 블라인드 채용의 영향으로 선발인원의 30~100배수까지 합격자를 발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달 공공기관 필기시험 응시자는 10만명이상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땐 한전에 2만5000명, 건강보험공단에 3만명 이상이 지원해 올해도 이 규모의 지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관들의 필기시험은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직업기초능력과 직무수행능력(전공) 평가 등이다. 다만, 한국수출입은행은 면접시 토익 쓰기·말하기 시험을 별도로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남부발전의 수험생들은 한국사·영어 객관식 시험도 준비해야 한다. 직업기초능력 평가는 의사소통·수리·문제해결능력 등 각 직무에 필요한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각 기관들은 필기시험 이외 인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인성검사 부적합자는 필기시험 성적과 상관없이 탈락하게 된다.
20일에는 중소기업은행 등 7개 공공기관들의 필기시험이 있다. 1만500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행은 1만여명이 시험에 응시할 것으로 보인다. 27일에는 한전 등 전력공기업 5곳이 961명을 뽑는 합동채용을 진행한다. 서류전형 중복합격자들이 어느 기업에 지원할 지를 두고 치열한 눈치작전도 예상된다.
◆삼성 14일,SK 7일 입사시험
주요 대기업들의 입사시험도 매주말 실시된다. 현대차 계열은 6일, SK그룹 7일, KT·LG그룹 13일, 삼성그룹 14일, CJ그룹 20일, 포스코그룹 21일, 롯데그룹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 28일에 시험이 예정되어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부터 수시공채를 선언하면서 대규모 현대차 인·적성검사를 실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현대카드·현대오일뱅크 등 상반기 채용을 앞우고 있는 일부 계열사들은 이전처럼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올 상반기 SK그룹은 9개 계열사, LG그룹은 5개 계열사, 삼성그룹은 18개 계열사, 포스코그룹은 4개 계열사에서 각각 신입·인턴을 모집한다.
특히 14일 전국 5대 도시(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과 미국 2개 도시(뉴어크, 로스앤젤레스)에서 치러지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는 5만명이상의 수험생들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GSAT의 시험과목은 4과목(언어논리·수리논리·추리·시각적 사고) 110문항으로 시험시간은 115분이다. 고사장 입실은 9시10분이며 시험시작도 9시30분으로 늦춰졌다. 다만, 소프트웨어(SW)개발 직무는 SW역량테스트, 디자인 직무는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로 대체된다. SK는 서울(건국·동국대)에서, LG는 서울·부산·대전·광주에서, 롯데는 서울·부산에서 각각 시험이 실시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