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온라인 쇼핑 대세라지만…"가전은 매장서 직접 보고 산다"

입력 2019-04-04 09:18
공기청정기·건조기 인기에 판매가격 올라
온·오프라인 장점 결합…'프리미엄 체험형 매장' 인기
영업익 증가폭 미미, "실속 없는 장사했다" 지적도




국내 전자제품 유통업체들이 지난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에도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다. 소비패턴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도 전자제품은 오프라인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구입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1·2위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지난해 각각 4조1126억원, 74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다. 3년 전과 비교해 롯데하이마트는 1732억원(4.4%), 전자랜드는 2247억원(43.4%)의 매출이 늘었다. 경기 침체와 온라인 쇼핑 확대에도 대폭 성장했다.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일명 환경가전의 판매가 늘어난 게 가장 큰 이유다. 실제 롯데하이마트의 1월~3월말 공기청정기 매출은 1년새 170% 늘었고, 전자랜드의 3월 초 공기청정기 판매량도 전년 대비 199% 증가했다. 같은 이유로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LG베스트샵·삼성디지털프라자의 매출도 증가했다.

프리미엄 가전이 인기를 끌면서 제품 판매가격이 상승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주방가전 등 대형 생활가전들은 대용량·프리미엄화 추세가 뚜렷하다. 이 제품들은 기존 제품들 보다 최소 2배 이상 가격이 비싸 판매량이 같아도 매출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사업보고서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의 경우 일반 제품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영향이 있다"고 분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이 늘어난 것도 한 몫했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각각 '옴니스토어', '파워센터'라는 이름의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매장들은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데, '모든 브랜드 제품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전문관을 적극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전자랜드가 조금 더 적극적인데 전국 120여개 매장 가운데 46개가 파워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기존 매장들이 체험형 프리미엄 매장으로 탈바꿈하면서 방문자 수와 매출이 함께 늘었다"고 귀띔했다.

다만 매출이 늘어난 만큼 영업이익이 증가하지 않은 건 풀어야할 숙제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 줄었다.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원인이지만 '실속 없는 장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전 양판점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경험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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