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도 '무제한 요금제'로 반격…'5G 고객 유치戰' 불붙었다

입력 2019-04-03 17:19
6월까지 가입 땐 月 8만9천원에
연말까지 속도 제한없이 즐겨
해리포터 AR 등 특화 서비스


[ 이승우 기자 ]
SK텔레콤이 KT에 이어 5세대(5G) 이동통신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들고 나왔다. 증강현실(AR) ‘포켓몬 고’로 유명한 나이언틱의 신작 게임 ‘해리포터 AR’과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가상현실(VR) 영상 중계 서비스 등 특화 서비스도 함께 선보였다.

5일 일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5G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통신 3사 요금제와 주요 서비스가 모두 공개된 만큼 앞으로 가입자 유치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연말까지 8만9000원에 무제한 데이터

SK텔레콤은 3일 서울 을지로 티타워에서 발표회를 열어 5G 요금제와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5GX 요금제’는 4종이다. 월 7만5000원인 ‘5GX 스탠다드’는 150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고 소진한 뒤에는 5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로 무제한 쓸 수 있다. 5GX 프라임은 월 9만5000원에 200GB를 제공하고, 5GX 플래티넘은 12만5000원에 300GB를 준다. 다만 프라임·플래티넘은 오는 6월 말까지 가입할 경우 연말까지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준다. 프라임은 가격도 9만5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낮아진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6월 말까지 고객 수요와 커버리지 등을 살펴보고 프로모션을 중단할 수도 있고 정규 요금제로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반형 요금제인 ‘슬림’은 월 5만5000원에 8GB의 데이터를 준다.

프로듀스X101 VR 영상 독점 제공

이날 SK텔레콤은 5G 핵심 서비스로 초고화질 미디어와 AR·VR, 게임, 커뮤니케이션 등을 들고 나왔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 경기를 AR·VR 버전으로 제작해 상반기 독점 중계한다. VR 게임 ‘건잭’ 등 5종과 스트리밍 게임 콘텐츠 5종 이상을 제공한다.

게임 개발사 넥슨과 제휴해 상반기에 ‘카트라이더 VR’도 서비스한다. 프라임·플래티넘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는 삼성전자의 ‘기어 VR’을 무료 제공하고 스탠다드 가입자에게는 50% 할인 혜택을 줄 예정이다. 나이언틱과 독점 제휴해 AR 게임 ‘해리포터 AR’도 추후 제공하기로 했다.

VR 콘텐츠도 준비했다. 다음달부터 방영하는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의 VR 영상을 제공하는 등 ‘실감형 아이돌 방송’을 차례로 선보인다. 유 사업부장은 “연말까지 1000편 이상의 VR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연말까지 최소 100만 명의 5G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G 상용화를 계기로 생태계 조성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날 ‘5G 생태계지원단’을 구성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세계 최초로 한국이 5G 서비스를 하는 만큼 청년 창업 등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청년 벤처를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도 무제한 요금제 가세

이로써 통신 3사 모두 5G 요금제를 공개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무제한 요금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모습이다. 정부 인가를 받고 요금제를 출시해야 하는 SK텔레콤은 월 7만·9만·12만원대 요금제로 150~300GB를 제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4일 KT가 8만원부터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기로 했다. 가격도 8만원대로 끌어내렸다.

지난달 29일 가장 먼저 요금제를 공개한 LG유플러스는 월 7만·9만원대에 150~250GB를 제공하고 한시적으로 요금 할인과 데이터 4배 혜택을 주기로 했다. KT와 SK텔레콤이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추가로 8만원대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기로 했다.

통신 3사가 모두 8만원대 요금제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어 가입자의 통신비 부담이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3사는 5만원대 요금제를 내놨지만 데이터 제공량이 10GB 미만이어서 VR, 초고화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원활하게 쓰기 어렵다.

5G 스마트폰 가격도 만만치 않다. 5일 출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모델은 139만7000원, 19일 발매되는 LG전자 V50 씽큐는 119만9000원으로 LTE 모델보다 비싸다. 업계에선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킬러 콘텐츠’가 확보되고 보급형 5G 스마트폰이 출시돼야 가입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