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서 집값 하락세 멈춰…"바닥 확인" vs"계단식 하락"

입력 2019-04-03 13:41
수정 2019-04-03 13:45
서울시내에서 집값 하락세가 멈췄거나 상승 전환하는 곳이 늘고 있다. 2월까지만 해도 하락세 일변도였지만 3월부터 보합 또는 강보합을 나타내는 지역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서울 집값의 바닥을 확인했다”는 분석과 “계단식 하락의 과정”이란 분석이 엇갈린다.


◆서울 25개구 중 보합 11개구

KB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25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4% 하락했다. 지난주(-0.03%)처럼 약보합세를 보였다. 하지만 구별로 보면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보인 구가 전체 25개구 중 11개구에 달했다. 이전주 8개구에서 3개구 더 늘었다.

지난주 강북·동대문·서대문·성동·종로·관악·영등포구 등이 보합세로 바뀌었다. 용산구는 3주째 보합세를 이어갔다. 은평·강서·중구 등은 전주에 이어 2주째 보합세를 유지했다. 전주 보합이었던 도봉·금천·동작·중랑구 등은 지난주 약보합세(-0.02~-0.04%)를 보였다.

다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집값 하락세는 지난주 다시 커졌다. 강남구는 -0.01%에서 -0.09%로, 서초구는 -0.08%에서 -0.13%로 내림폭이 커졌다. 송파구는 전주와 동일하게 0.07% 떨어졌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광진구(-0.07%), 양천구(-0.17%) 등도 투자 수요가 줄어 들며 하락폭을 키웠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곳들이 먼저 보합 또는 강보합세를 상승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도 일부 안정화되고 있다. 지난주 6개구가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했다. 송파구 전셋값은 3주째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0.01% 올랐다. 이전주(0.04%)에 비해 상승폭은 줄었지만 상승세를 유지했다.

◆“바닥 확인 vs 계단식 하락 앞둔 휴식기”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시장이 입주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북권에서는 지난해 10월 은평구 녹번힐스테이트(952가구), 12월 서대문구 홍제아이파크(906가구) 등이 입주에 들어갔다. 올 1월에는 은평구 녹번 래미안 베라힐즈(1305가구)가 집들이를 개시했다. 서남권에서는 지난해 11월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 흑석롯데캐슬(545가구), 12월 상도노빌리티(893가구) 등 2500 여 가구가 공급됐다. 동북권에서는 지난 2월 성북구 래미안길음센터피스(2352가구), 석관동 래미안 아트리치(1091가구) 등 3500 여 가구가 쏟아졌다. 동남권에서는 지난해 12월말부터 1만 가구에 달하는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가 입주를 시작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또 공시가격이 발표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영향으로 단기간에 급락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상대적으로 덜오른 강북 아파트가 먼저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파구에선 재건축을 추진중인 잠실주공5단지와 엘스 등 대표적인 인기주거지역인 잠실동 소재 아파트들이 저점 대비 1억원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바닥을 다진 뒤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부 지역서 급매물과 전세 매물이 소화되고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다시 가격이 반등할 만큼 거래량이 회복되진 않았다”면서 “오른 호가에 추격매수하는 이들이 아직 없는 만큼 반등할 것으로 확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지영R&C연구소장은 “급매물 소진 후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상승한 것”라며 “추격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으면 호가가 다시 이전 저점자리로 돌아갔다가 2차 하락기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