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돈 받고 목숨 끊은 노회찬" vs "극악무도한 망언"…당신의 생각은?

입력 2019-04-02 16:25
수정 2019-04-02 17:32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지원유세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고 노회찬 의원을 거론하며 “돈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이라고 말한 후 정의당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어제 오 전 시장이 강기윤 한국당 후보 지지 유세를 하며,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노회찬 전 대표를 모욕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 전 시장의 발언은 묵과할 수 없는 고인과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노회찬 전 대표를 그리워하는 창원 성산 시민들에 대한 정치적인 테러"라며, "황교안 대표는 어제 오 전 시장의 망언이 한국당의 입장인지 아닌지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 또한 "오 전 시장이 유세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극악무도한 망언을 쏟아냈다. 일베 등 극우세력들이 내뱉는 배설 수준의 인신 공격과 판박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보수표를 모으겠다며 고인에 대한 일말의 예의도 없이 명예 난도질에 혈안이 된 자유한국당의 행태는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의 자부심에 테러를 가한 것"이라며 "한국당이 망언을 더는 내뱉지 못하도록 창원 성산 유권자들이 한국당을 확실하게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 전 시장의 노회찬 전 대표에 대한 발언을 두고 정의당과 민주당이 발끈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노회찬 전 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뇌물 때문에 수사가 진행되자 압박을 받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노 전 대표가 우리나라 진보 정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기여한 것은 존중하고 높이 평가한다"며 "오 전 시장이 언급한 것은 노회찬의 자살 때문에 창원 성산 보궐선거가 이뤄지게 됐다는 사실 자체를 말한 것이지 노 전 의원이 살아가고자 한 가치마저 부정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두고 정의당과 민주당이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만일 반대의 경우라면 자신들은 선거 기간 내내 '부패한 보수 정당 때문에 보궐선거 치르니 보수 정당 뿌리를 뽑자'고 떠들고 다녔을 것"이라며 "그동안 자신들의 행태를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라"고 지적했다.

앞서 1일 오 전 시장은 창원 선거 유세에서 "정의당이 유세하는 것을 보니 노회찬 정신을 자주 이야기하는 것 같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자랑할 바는 못 되지 않냐"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 때문에 이 선거가 다시 열리고 있는 것이냐.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 정신을 이어받아서 다시 정의당 후보가 창원 시민을 대표해서야 되겠냐"라고 주장했다.

노 전 대표는 드루킹 김동원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던 지난해 7월 “정상적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여야 공방을 지켜보는 대다수 네티즌들은 "노회찬 전 대표는 2016년 선관위에 검은 돈 받은 게 포착되었으나 잡아 떼고 2년간 안 그런척 지냈다. 계속 그러고도 정의를 말하다 특검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 그래도 양심이 남아 있어 마지막에 실토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오세훈이 말한 것중 사실이 아닌게 하나라도 있나", "노회찬 전 대표가 어떻게 살아왔든 돈 받고 극단적 선택한 건 팩트인데", "어떤 해명도 없이 극단적 선택을 해 버린 비겁한 노회찬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후보는 도대체 뭔지", "고인의 평소 철학은 존경 받아야하고 돈을 받은 것은 비난받는 게 마땅하다", "국민 혈세 낭비하며 여러 사람 에너지 소진해가며 이 선거를 왜 하고 있는데" 등의 비난을 더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말을 해야 할 때가 있고 가려서 해야 할 말이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이 그걸 구분하지 못했다", "도를 넘은 발언이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자살은 살인이다. 특히 정치지도자들에 대해서도 미화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