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의혹에 휩싸인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가 경찰 고위직과의 인맥을 과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 일요시사는 황하나가 평소 지인들에게 경찰 고위 인맥을 과시했던 정황을 포착했으며 수사기관이 황씨를 비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2015년 12월 마약 사건 당시 황씨와 지인의 카카오톡 대화를 입수해 공개했다. 황씨는 지인에게 "사고 치니까 (어머니가) 뒤에서 뒤처리는 다 해준다. (어머니는) 내가 미운거지 뭐"라는 이야기를 했다.
황하나의 지인은 황씨가 블로거와 명예훼손 관련 소송 당시 경찰서 서장실서 조사를 받고 왔다며 SNS에 사진을 올렸다가 내린적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은 "황하나를 비난한 블로거가 부장검사와 친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황씨가 '우리 삼촌이랑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베프라고 말했다"고 귀띔했다.
황하나의 어머니는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명 명예회장의 막내딸이다. 외삼촌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다.
남양유업 측은 "황씨가 언급한 '삼촌'은 남양유업 홍 회장과는 무관하다"면서 "그의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오너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회사는 전혀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하나는 2015년 1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A씨와 함께 입건됐다.
황씨는 2015년 9월 강남 모처에서 A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이후 황씨가 알려 준 마약 공급책 명의의 계좌에 30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를 담당한 종로경찰서는 황씨를 2017년 6월께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황씨는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시사는 이 과정에서 황씨가 단 한 차례도 수사기관으로부터 소환조사를 받지 않았으며, 2011년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입건됐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고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A씨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에 3년을 선고받았다.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당시 수사기록을 살펴본 뒤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하나는 2017년 JYJ 멤버 박유천과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황씨와 박유천은 그해 9월 결혼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결혼식이 무기한 연기됐고 결국 결별을 인정했다.
최근 불거진 승리 '버닝썬 사태'에도 황씨의 이름이 오르내린 바 있다. 이문호 버닝썬 대표를 비롯해 FT아일랜드 최종훈, 씨엔블루 이종현과 친분을 과시한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건이 불거진 뒤 모든 사진은 지워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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