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분기 판매 전년比 8.7% 뛰어
신형 쏘나타 고객 인도 없어
쌍용차 16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
올 1분기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 실적 명암이 엇갈렸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기아자동차와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분기 내수 판매 18만3957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6만9203대)와 비교해 8.7% 뛰었다.
현대차는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질주에 판매 가속 페달을 밟았다. 1~3월 그랜저는 2만8328대 팔려 나갔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키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도 1만8049대로 집계돼 판매량을 쌍끌이하고 있다. 5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신형 쏘나타는 고강도 품질 재점검을 실시하는 탓에 고객 인도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와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주력 모델이 내수 시장 실적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판매 실적이 7.4% 줄어든 11만5465대에 그쳤다. 1분기 차종별로 보면 미니밴 카니발이 1만5708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카니발은 12개월 연속 기아차 가운데 베스트셀링카(승용차 기준)로 꼽혔다.
‘아빠차’인 중형 SUV 쏘렌토는 1만3400대 판매됐다. 내년 신형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뒤이어 경차 모닝(1만2201대), 준중형 세단 K3(1만1310대), 중형 세단 K5(9540대) 순이었다.
쌍용차는 올 1~3월 2만7350대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2만3988대)과 비교해 14.0% 뛰었다. 2003년 1분기(3만9084대) 이후 16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5년 만에 내수 판매 3위 자리에 오른 뒤 선전하고 있다.
특히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가 회사를 견인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최근 석 달간 1만1804대 팔려 나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8264대) 대비 42.8% 증가했다. 이 밖에 소형 SUV 티볼리 브랜드는 9391대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신형 코란도 등 연이은 신차 출시가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전 세계 시장의 SUV 인기를 바탕으로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은 1분기 1만6650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1만99920대)와 비교하면 16.4% 뒷걸음질 쳤다. 경차 스파크와 중형 세단 말리부가 각각 7241대, 3373대 팔려 전체 실적을 떠받쳤다. 또 SUV 트랙스가 2973대로 선전했다.
목표로 잡았던 내수 판매 3위 탈환에는 실패했다. 다만 공격적인 판촉 활동에 힘입어 지난달(6420대)엔 판매가 2018년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전년 동월보다 증가세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이달부터 무이자 할부 등 혜택을 강화한 만큼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GM은 올 하반기 대형 SUV인 트래버스와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근소한 차이로 판매 순위를 뒤집지 못했다. 1~3월 전년 동월(1만9555대)보다 14.9% 감소한 1만6637대를 팔았다. 한국GM과는 13대 차이를 보였다.
신차 부재에 따른 실적 악화는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중형 SUV QM6는 7996대 판매돼 지난해 1분기(6299대) 대비 26.9% 늘었다. 판매 라인업 중 ‘나홀로 성장’이었다.
회사 측은 누구나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구매할 수 있게 된 만큼 중형 세단 SM6, 준대형 세단 SM7 LPG 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