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대표, 나이키·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서 20여년 근무
[ 김재후 기자 ]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새 대표이사에 송호섭 전략운영담당 상무(50·사진)가 선임됐다. 지난 11년간 한국 스타벅스의 고성장을 이끌어온 이석구 대표(71)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송 상무를 신임 대표에 선임했다. 송 대표는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여 년간 글로벌 기업에서 일한 마케팅 전문가다.
나이키 로레알코리아 한국존슨앤드존슨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고, 이후 더블에이코리아 스페셜라이즈드코리아 언더아머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10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영입된 이후 전국 1262개 스타벅스 매장의 운영과 관리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그동안 한국의 스타벅스를 경영해온 이 대표는 이날 퇴임했다. 그는 2007년 12월부터 대표를 맡아 사이렌오더, 드라이브 스루 매장 등 디지털 혁신을 주도해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서도 주목받을 정도의 성과를 냈다.
이 대표 취임 전인 2006년 1094억원이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출은 지난해 1조5224억원으로 약 15배 늘었고, 매장 수도 188개에서 1262개로 급증했다.
이 대표는 이임사에서 “스타벅스 진출 20년간 파트너들의 노력으로 많은 혁신과 도약을 이뤘다”며 “전 세계 스타벅스가 깜짝 놀랄 만한 성과와 발전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년여 전부터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을 절반씩 갖고 있는 미국 본사와 신세계 측에 대표를 승계할 후보를 찾아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송 대표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영입된 배경이기도 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경영능력을 갖춘 후임에게 대표직을 물려줄 때가 됐다는 이 대표 의중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한국 스타벅스를 직접 경영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스타벅스는 진출 초기엔 해당 국가의 파트너사와 절반씩 지분을 투자한 뒤 이후 지분을 사들여 독자 경영하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현재 신세계와 미국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 지분을 50%씩 갖고 있다. 이런 형태로 운영하기로 한 두 회사 간 계약은 내년 말 종료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