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을 방문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26일(현지시간) 한·몽 우호에 헌신한 애국지사 이태준 선생의 기념공원을 방문했다. 이 총리의 행보는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보훈 외교의 일환이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이 열사의 기념공원을 찾아 기념비에 참배했다. 이 총리는 공원 내 기념관을 쭉 둘러본 뒤 방명록에 “사람을 사랑하시어 인술을 베푸셨고, 나라를 사랑하시어 모든 것을 독립 운동에 바치셨으나 너무도 젊은 목숨까지를 잃으셨던 이태준 선생의 뜨겁고 아름다우나 슬픈 생애를 생각하며”라고 남겼다.
이 열사는 일제강점기 시절인 1914년 몽골에 입국해 몽골인들에게 근대 의술을 베풀면서 각지의 애국지사들과 연계해 항일활동을 전개했다. 1921년 러시아 백군 운게른이 몽골을 점령하면서 38세 나이에 처형당했다. 몽골 정부는 1919년 이 총리에게 국가훈장을 수여했다. 우리 정부는 1990년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이 열사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이후 국가보훈처와 연세의료원은 2001년 이 열사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이태준 열사 기념공원’을 준공했다.
이 총리는 방문을 마친 뒤 “우리 선조 가운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위대한 영혼이 있었다는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며 “중국을 종횡무진 다니시고 의술을 통해서 조금씩 모아지는 자금을 독립투쟁에 투척하시고 몽골까지 와서 몽골인의 생명을 돌보다가 참으로 어이없는 죽음 당해 많은걸 생각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기회가 되면 이 곳에 들러서 위대한 선인이 계셨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30일 중국 충칭을 방문해서도 보훈 외교를 이어갈 예정이다. 충칭에서는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 기념식에 참석하고 새롭게 단장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다.
울란바토르=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