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신임 사장 간담회
자기자본 4兆 이상 키울 것
홍콩법인, 亞 IB 허브로 육성
[ 강영연 기자 ]
“올해 안에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사진)은 26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투 본사에서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 증권사는 중개인으로서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모험자본 등에 자본을 공급하는 역할도 중요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역시 자본 확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자본 확충 시기 등은 지주 차원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3725억원으로 초대형 IB 요건인 4조원에 조금 못 미친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발행어음, 기업 대상 외국환 거래 등의 사업을 할 수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먼저 홍콩법인을 아시아IB 사업의 허브로 육성하고, 뉴욕법인은 글로벌 상품 센터로 변화시키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IB 사업을 하면서 홍콩은 허브로서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뉴욕법인을 통해 해외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상품을 국내로도 가져와 투자자들에게 소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부문도 강화한다. 김 사장은 “여유 자금이 있는 대기업이나 중소형 공제회는 그간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해 왔지만 최근 자산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등이 도입되면 OCIO 부문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신한금투는 지난 1월 조직개편을 통해 OCIO 사업을 담당하는 팀을 새로 조직했다.
기업과 개인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강화한다. 그는 “인수합병(M&A), 자금 조달 등의 서비스를 고객의 요청이 오기 전에 미리 제안하는 방식으로 IB 영업 방식을 바꿔나갈 것”이라며 “자산, 재무현황, 경영환경, 중장기 자금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맞춤형 금융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에게도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라 전 생애에 걸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조직개편도 계획하고 있다. 김 사장은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벤처투자 부문 인력을 충원하고 조직을 확대할 것”이라며 “직원 평가 및 성과보수 시스템도 일한 사람이 보상받는 방식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1989년 동양증권에 입사해 IB본부장, FICC(채권·외환·원자재)본부장 등을 지낸 IB 전문가로 꼽힌다. 2012년 신한금융투자로 옮겨 GMS(고유자산 운용사업)부문장 등을 지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