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살해' 피의자 김다운 검찰 송치 '얼굴 볼 수 없었던' 얼굴 공개

입력 2019-03-26 14:45
수정 2019-03-26 18:40


'이희진(33·수감 중) 씨 부모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다운(34)의 신상 공개에 이어 얼굴까지 공개됐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26일 이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을 열고 김 씨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날 오후 1시 45분께 검찰 송치를 위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서며 "범행을 일정 부분 계획한 건 있지만 내가 죽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범행을 계획했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종전의 입장을 거듭 주장했다.

경찰은 김 씨가 이 사건 범행 전반을 계획하고 실행했으며 살인은 우발적이었다는 김 씨 주장과는 달리 살인까지 계획에 포함돼 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김씨는 미국에서 8년간 공부한 유학파로 이날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이동하면서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얼굴을 드러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앞서 얼굴은 점퍼로 어깨까지 꽁꽁 싸맸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점퍼 속으로 얼굴을 파묻어서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25일 오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이희진씨 부모 살인 사건’ 피의자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 상황에서 피의자의 죄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경우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신상공개위원들은 김씨의 범행이 철저한 계획에 따른 범죄로 보고 압수수색을 통해 혈흔이 묻은 신발을 압수하는 등 증거가 충분하기 때문에 공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되면 경찰은 피의자의 실명과 나이를 공개하고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서 얼굴을 공개한다. 마스크를 하게 하지 않는다고 억지로 얼굴을 공개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날 처럼 본인이 옷깃을 한껏 올리고 고개를 파묻는다면 제대로 노출되기 힘든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어디 얼굴을 공개했나? 저게 공개냐?", "나만 정수리 밖에 안보이는 건가? 눈조차도 안보이는데 무슨 얼굴공개인지", "공개하려면 똑바로 보여줘라", "경찰 얼굴공개인가. 경찰만 보임"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중국 동포 3명을 고용해 경기 안양 한 아파트에서 이씨 아버지(62)와 어머니 황모(58)씨를 살해하고 5억원을 강탈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중국 동포 공범이 우발적으로 이씨 부모를 살해했고, 나는 살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공모자 중 김다운만 검거됐으며 공범 3명은 범행 직후 이미 중국 칭다오로 출국했다.

경찰은 해외로 달아난 공범들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수배와 국제사법공조를 통해 검거와 국내 송환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