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신 기자의 P2P 확대경
내년 이자에 붙는 세금 40%↓
예·적금 대비 3~5배 수익 '짭짤'
"자녀 경제교육에 괜찮다" 인기
[ 김순신 기자 ]
개인 간(P2P) 금융이 자녀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연 2~3%대에 그치는 걸 감안하면 연 10%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P2P 금융이 자녀 용돈을 목돈으로 불려주기에 적합한 투자처라는 판단에서다. P2P 업체 8퍼센트의 신만수 고객관리팀 매니저는 “2020년부터 P2P 금융을 통해 벌어들인 이자에 대한 세금이 40%가량 줄어들고 소액 분산투자를 통해 절세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점이 부각되면서 미성년자인 투자자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P2P 금융 상품은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투자 상품과 마찬가지로 보호자 동의가 있으면 투자할 수 있다.
보호자 동의만 있으면 투자 가능
자녀 명의의 P2P 투자를 위한 절차는 단순하다. 보호자가 P2P 금융업체에 소정의 서류를 제출하면 미성년자도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자녀를 위한 P2P 금융계좌를 개설하려면 일반적으로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보호자 동의서를 작성하고 보호자 신분증, 주민등록등본 또는 가족관계증명서, 자녀의 은행 통장 사본을 보내면 된다. P2P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 전문업체와 달리 부동산 금융 전문업체에선 보호자와 자녀의 인감 등을 요청하는 곳도 있다”며 “정확한 투자를 위해선 업체별 안내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용돈을 받으면 ‘엄마 은행’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녀 경제 교육의 일환으로 다양한 소액 재테크에 용돈을 넣는 어린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P2P 상품이 예·적금과 달리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 상품이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투자 업체를 고를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은 예치금 분리보관 시스템 구축, 투자 한도 준수, 상세한 상품 설명 등 P2P 대출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지키도록 한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투자자들이 잘 살펴볼 것을 권하고 있다.
분산투자로 절세효과
절세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점도 P2P 투자가 자녀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현재 P2P 금융에 투자해 올린 수익에 대해서는 27.5%를 세금으로 내고 있다. 비영업대금에 대한 이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P2P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에 예금 및 펀드의 이자소득세율과 같은 수준인 15.4% 세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분산투자를 통해 낮아진 세율을 한번 더 낮출 수 있다. 투자자들이 100만원을 한 상품에 투자해 10만원의 이자수익을 올렸다면 세금으로 2만75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이를 5000원씩 200개 채권에 분산투자해 500원씩 이자수익이 발생했다면 채권당 137.5원의 세금이 붙는다. 여기서 ‘국고금 관리법’에 따라 10원 미만의 세금은 계산하지 않아 130원만 내면 된다. 총 2만6000원의 세금을 내면 돼 분산투자만으로 1500원의 세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로 P2P 업체들은 투자자의 절세를 돕기 위해 분산투자 시스템을 구축했다. 개인 신용대출 전문 P2P 업체인 렌딧은 절세를 원하는 투자자를 위해 100개 이상의 채권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 회사는 절세 방법을 투자설명서에 담았다. 렌딧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최대로 많은 채권에 돈을 넣은 투자자는 총 4774개 채권에 분산투자해 위험을 줄이는 한편 절세효과도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상품별로 투자금액을 5000원에서 1만원 선으로 쪼개 분산투자하도록 유도하면 한 채권에서 손실이 나도 나머지 채권에서 수익이 나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고 세금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큰 욕심 내지 않고 예·적금 대비 3~5배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면 자녀 목돈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