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온도·고도도 반영해 거리측정…부쉬넬, 사계절 뚜렷한 한국서도 적합"

입력 2019-03-22 17:32
매클레인 부쉬넬코리아 이사

후발주자들 추격 신경쓰기보다
정확한 거리 믿음 주는 게 우선


[ 조희찬 기자 ]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측정기를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지난달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챔피언십에선 선수들이 400야드가 넘는 ‘장타쇼’를 펼쳤다. 대회장인 차풀테펙 골프장이 해발 2000m가 넘는 곳에 있어 평소보다 40~50야드 멀리 공이 나갔기 때문이다.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도 선수들은 큰 어려움 없이 점수를 줄여 나갔다. 우승자인 더스틴 존슨(미국)은 무려 21언더파를 적어 냈다.

선수들의 99%는 매 대회 연습라운드에서 실거리를 측정할 때 부쉬넬의 거리측정기를 사용한다고 한다. 5월 말 출시하는 부쉬넬 프로 XE에는 기존 제품에 있던 슬로프 기능에 고도와 온도 측정 기능이 더해졌다. 이번 신제품에선 내부 센서가 골프장의 온도와 고도 등을 측정하고 계산된 값을 골퍼에게 디스플레이로 제공한다. 기존 제품보다 늘어난 7배 확대율을 제공하고 핀을 찾으면 기계가 진동하고 렌즈 주변으로 붉은 원이 생기는 ‘비주얼 졸트(visual jolt)’ 기능이 포함됐다.

22일 서울 부쉬넬코리아에서 만난 폴 매클레인 이사(사진)는 “계약 등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우리 제품을 쓰지 못하는 선수를 제외하면 사실상 PGA(미국프로골프)투어 선수 모두가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도 판매율 1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나는 경쟁자 속에서도 부쉬넬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매클레인 이사는 “온도 등을 거리 측정에 반영하기 때문에 같은 골프장에서 아침과 저녁에 쟀을 때 거리가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선 우리 제품이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쉬넬의 경쟁사들은 망원경처럼 들고 핀을 찍는 기존 거리측정기 방식에서 탈피해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이용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국산 브랜드 보이스캐디의 T6는 손목시계 형태여서 휴대성에서 부쉬넬 제품에 한발 앞선다는 평을 받는다.

매클레인 이사는 “그럼에도 많은 골퍼가 우리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제공하는 거리 정보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역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늦지 않은 시일에 업계를 놀라게 할 만한 상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