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춘(68) EBS 이사장이 아들인 독립영화감독 신 모(38)씨가 대마초 밀반입 혐의로 징역 3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우리 아이의 결백을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일보 21일 보도에 따르면 유시춘 이사장은 "아들은 모발, 피검사에서도 모두 음성판정이 나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혜자 원빈 주연의 영화 '마더'의 대사와도 같이 "엄마의 이름으로 무고한 이를 수렁에 빠트린 범인을 끝까지 찾겠다"라고 강조한 것이다.
영화 속 김혜자는 아들을 보며 "도준이(원빈 분)는 눈이 예술이야. 사슴 같아요"라면서 맹목적인 모성애를 보여준다. 아들의 오줌줄기를 바라보며, 그의 입에 보약을 떠먹이던 김혜자는 살인 누명을 쓴 아들을 감옥에서 구하려고 탐정 노릇을 자임한다. 봉준호 감독의 의도대로 관객들의 마음에 시퍼렇게 피멍이 들 것 같은 그런 영화다.
유시춘 이사장은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실이 대법원 3부 판결문을 입수해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무고함을 항변하고 있어 영화와 오버랩된다.
판결문에 따르면 영화감독인 신씨는 지난해 10월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신씨는 1심에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징역 3년이 선고됐으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에서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신씨는 2017년 10월 외국에 거주하는 지인과 공모한 뒤, 11월쯤 스페인발 국제 우편을 통해 대마 9.99g을 국내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이사장이 방통위를 통해 EBS 이사로 임명된 지난해 9월 당시 신씨는 2심 재판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방통위는 EBS 이사 임명 과정에서 유 이사장의 아들에 관한 일은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춘 이사장은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이사, 국가인권회 상임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EBS(교육방송) 이사장에 취임했다. 신씨의 유죄 판결이 더욱 세간의 이목을 끄는 까닭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작가의 조카라는 점에서다.
EBS 이사 임명에 관한 규칙 등에서는 직계가족에 관한 일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규정이 따로 없는 상태지만 교육방송인 EBS 이사장으로서 아들이 최종 대법원 유죄판결을 받았다면 스스로 자신의 거취에 대해 한 번이라도 먼저 언급하고 재신임 절차를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