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 북아시아 수석대표 "한국 스타트업, 신흥국에 도전해야…의료·교육 분야에서 강점"

입력 2019-03-21 15:42
수정 2019-03-21 16:24

"신흥시장에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위한 기회가 많습니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는 신흥국에 도전해야 합니다."

랜달 리오펠리 국제금융공사(IFC) 북아시아 수석대표(사진)는 지난 20일 서울 역삼동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에서 열린 디데이(스타트업 경연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IFC는 세계은행이 신흥국의 민간 기업들을 지원하려고 설립한 투자기구다.

리오펠리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중국, 인도, 몽골과 같은 신흥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시장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빠르게 늘면서 소비시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신흥시장별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우 가처분소득이 높은데다 고령화 문제도 맞고 있기에 교육이나 의료 서비스 등 소비재 영역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보다 시장 발달이 더딘 캄보디아는 아직 빈곤국이긴 하지만 빠른 성장을 하고 있어 통신기술과 같은 최신 기술 분야에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리오펠리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기업들이 창의적인 솔루션을 내놓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국가 차원에서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인적자원은 세계은행 인적자본지수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수준 높다”며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한국 기업은 해외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리오펠리 대표는 중국에서 ‘트럭판 우버’라고 불리는 ‘풀 트럭 얼라이언스’와 원격 영어교육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브이아이피키드’ 등 신흥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는 스타트업도 소개했다.

이날 IFC는 신흥국에 진출할 한국 스타트업들을 찾고 적극 지원하기 위한 창구가 되기 위해 디캠프와 함께 디데이를 개최하게 됐다. 채권이나 지분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에 재정적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100개 이상의 신흥시장 오피스에서 현지 규제 등을 돌파하는 데 조력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IFC는 지난 10년 동안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을 전세계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리오펠리 대표와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준영 IFC 한국사무소 대표도 “세계를 시장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한국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의 수가 현저히 적다”고 지적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