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상장 문턱 낮추기 위해 심사제도 개선"

입력 2019-03-20 17:53
수정 2019-03-21 11:05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

길재욱 코스닥시장위원장
바이오가 코스닥 1000선 이끌 것
美·中 바이오기업도 상장 추진


[ 이지훈 기자 ] “올해 코스닥지수는 바이오 상장사 성장에 힘입어 1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됩니다.”

길재욱 코스닥시장위원장(사진)은 20일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 발표자로 나서 “한국 미래산업의 방향을 제시해온 코스닥시장이 바이오를 주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길 위원장은 “코스닥 시가총액 20개 종목 중 10개가 바이오기업”이라며 “작년 벤처캐피털(VC)이 신규 투자를 가장 많이 한 분야도 바이오·제약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바이오산업이 혁신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 위원장은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바이오 상장사들이 코스닥시장의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등을 포함한 국내외 바이오기업이 코스닥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코스닥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 등 혁신기업이 코스닥시장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했다. 길 위원장은 “지금까지 54개 바이오기업이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했다”며 “상장심사 과정을 개선하는 등 제도적 보완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기업의 자금조달 방편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코넥스시장을 활용할 것도 추천했다. 그는 “코넥스시장에 입성한 뒤 패스트트랙을 통해 쉽게 코스닥으로 이전할 수 있다”며 “코넥스가 초기기업 자금 조달을 위한 중요한 장이라는 점에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에이치엘비, 바이로메드 등 바이오벤처 분야 투자를 이끈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는 이날 ‘한국 바이오기업과 VC의 미래 지향’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황 상무는 “바이오산업에서 바이오 경제로 넘어가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바이오는 소수의 사람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평가했다. 그는 “개발 기간이 짧고 희소성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며 “해당 영역에 특별한 경쟁자가 없다면 투자가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벤처기업의 미래가치를 평가해 투자하는 VC가 바이오기업의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국내 분자진단업체 진매트릭스와 공동으로 영국 바이오기업 백시텍에 600만파운드(약 86억원)를 공동투자했다. 백시텍과 진매트릭스는 이후 면역항암 신약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황 상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의 벤처기업과 기술을 주시하고 있다”며 “VC 등 투자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쉬운 것도 바이오 분야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