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윤 리더스컴 대표) 이 세상 쉬운 일이란 없다.
얼마 전 10년간 거래한 이사업체 대표와 일 때문에 만나서 이런저런 담소를 나눴다. ‘이사'는 사람이 생존하는 한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항상 따라붙는 일이다. 즉 그만큼 사업성이 좋은 블루오션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사업체 대표와 만나는 김에 이 업종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세세하게 물어보았다.
사실 이 세상 뭐든 쉬운 일은 없다. 이사 서비스 역시 들어보니 만만치 않았다. 예를 들면 무조건 저렴하게 가격을 제시한다고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도 아니고, 다양한 성향의 니즈(needs)를 파악해야 하고, 일이 몰릴 때와 아닐 때의 효율적 배분, 광고 지출의 효과, 운반 시 터지는 사고보상, 인력들의 역횡포, 직원의 눈속임 등 너무나 많은 위험요소가 존재했다.
몰래 야반도주하는 경우, 압류딱지붙인 짐을 옮기는 경우, 남편 몰래 도망가는, 이혼하면서 서로 물건 소유 분쟁을 하는 경우 등 난감한 일도 적지 않게 목격했다.
평균 견적 방문 후에 계약 성공률은 30% 안팎이면 좋은 편이라고 했다. 이사업체 대표는 "그래도 이 분야 숙련자로 조금 차별화를 갖고 성실히 도전하면 밥벌이는 하니 그래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렌차이즈로 나가야 큰돈을 만지지 않겠냐"는 내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다. 이사 서비스를 하면서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나보니 절대 무리하지 않고 차곡차곡 순리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단다.
일례로 어느 건설사 회장은 이사 비용보다 밥값을 더 주는 통 큰 사람이었는데 하루아침에 망해서 이사를 전전하더니 마지막에는 산골쪽방으로 갔다. 자신은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절대 욕심 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그 이야기를 가만 듣고 있자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맞다. 이 세상 쉽게 돈 버는 일은 없다.'
예전에 잘나가던 사업가가 망한 뒤 위로 차원에서 술 한 잔 사줄 때 내게 말을 했다. "내가 100억이 있을 때 만족을 해야 하는데, 1000억 가진 사람을 만나니 내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더라... 그게 결국 날 이 지경으로 만들었어..."
경영을 하다보면 우여곡절 끝에 성공한 사람들을 만난다. 이들의 공통점은 '절제'였다. 욕심은 부리지 말고 차곡차곡 살아가는 것에 힘써야 할지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