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연기 공식 요청…EU '중대 결단' 압박

입력 2019-03-20 06:51

영국이 정식으로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Brexit) 연기를 요청한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메이 총리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은 영국 정부의 결정력 부족으로 초래된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끝내려면 영국이 중대 결단을 해야 한다며 영국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또한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야 연기 요청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아직 브렉시트를 얼마나 연기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초 예고한 20일까지 브렉시트 제3 승인투표를 열기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승인투표 안건이 아직 상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영국 의회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거부하자 오는 20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한 뒤 다시 한번 의회에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여부를 묻겠다고 발표했다.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브렉시트를 6월 말까지 짧은 기간, 기술적으로 연기할 수 있지만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장기간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이었다.

그러나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브렉시트 합의안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제3 승인투표 개최를 불허하겠다고 밝혀 브레이크를 걸었다. 버커우 하원의장은 동일 회기 내에 실질적으로 같은 사안을 하원 투표에 상정할 수 없도록 한 의회 규약을 근거로 들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메이 총리가 일단 6월 말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되, 이를 추가 연기할 수 있도록 옵션을 부여하는 방안을 EU에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메이 총리가 단기·장기 연기 두 가지 방안을 모두 준비했으며, 이중 어느 것을 EU 측에 제시할지는 불확실하다는 보도 역시 나왔다.

한편 지난 2년간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온 EU의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명확한 계획 없이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연장하는 것은 EU에 경제적 비용을 추가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 비용도 유발할 수 있다"며 "영국이 다음에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지 신속히 결정하는 것은 영국 정부와 의회의 몫"이라며 결단을 압박했다.

이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금주 목요일(21일) EU 정상회의에 앞서 브렉시트 연기를 요구한다면,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연기) 이유와 유용성을 평가할 것"이라며 브렉시트 연기 요청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EU에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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